2024년 2월 10일
설 연휴 이틀째, 서울을 떠나 또 제천으로 발걸음 합니다.
최근들어 벌써 세번째.
상학현 마을, 신선봉 들머리에서 바라본 동산 방향.
구름이 산기슭까지 타고 내려왔어요.
단양 소야리에서 학현으로 넘어오기 전 바라본 용바위봉의 모습.
상학현마을의 밭 어귀에 붕붕이를 묶어두고,
임도를 따라 200여m 걸어 들어오니
삼거리가 나옵니다.
왼편은 제천치유센터와 무학암으로 이어지는 길인데,
스노우체인을 장착한 차량들은 통행이 가능하더군요.
하산 시에는 이 길을 이용했지요.
치유센터는 잠시 뒤 산길에서 바라볼 수 있고요.
정식명칭은 '국립제천치유의숲'입니다.
이정표에 신선봉 3.1km라고 표시된 건,
임도를 따라 신선봉 지능선까지 연결되는 길입니다.
신선봉 3.1km 이정표를 따라 계곡의 다리를 건너자 마자
좌측 계곡 옆으로 데크길이 있고,
후에 인지했지만, 이 길이 음이온치유숲길이었습니다.
데크길을 따라 100여m 진행하니
오른편으로 새 길이 보이는데,
쇠줄로 막아놨고, 신선봉 2.1km 이정표가 있어 그쪽으로 진행합니다.
눈이 소복이 쌓이고, 아무도 걷지 않은 새로 만들어진 길을 따라 가며
바라본 단백봉 방향입니다.
산 중턱에 왜 이 길을 만들었을까?
혹시 산악마라톤 새 코스?
계곡 건너편으로 치유의숲 건물이 보입니다.
조금 전 임도와는 데크계단길로 연결되고,
건물 왼편으로 갑오고개에서 들어오는 주차장이 있어요.
당겨봅니다.
뒤로 보이는 능선은 갑오고개에서 동산정상으로 연결되는 곳입니다.
아무런 족적이 없는 줄 알았는데,
고라니와 새들의 발자국들이 수시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 발자국의 주인은 누구인지 참 궁금합니다.
길 옆으로 빨간 깃발이 꽂혀 있는데,
작업지시문을 수기로 적어놓았고,
'동산보드판' 문구가 찍혀 있네요.
아하! 측량표지구나!
산허리를 완만히 오르다가,
작은 고개를 하나 넘어갑니다.
골을 묻어 길을 연결했네요.
작은 구릉을 넘으며 바라본 산봉우리 소나무에 상고대가 피었어요.
상고대를 만날 생각으로 가슴이 쿵쾅거립니다.
암릉 아래로 길이 이어지다가 개울을 건너고~
출발점에서 헤어졌던 임도와 만나는데,
내가 왔던 방향으로 신선봉 1.2km로 표시됩니다.
이게 뭐시랑가?
잠시 혼란스럽고~
.
.
산림청 표시가 있는 걸 보니,
산림청에서 만든 것 같은데,
일 좀 제대로 하셔야할 것 같네요.
조금 전에 한 사람의 발자욱이 이어졌다가 되돌아온 걸 봤거든요.
물론 여기도 체인 금줄이 둘러져 있기는 하지만~
상학현마을 이정표 반대방향으로 임도를 따라~
자동차바퀴 자국에는 체인으로 눌린 자국이 선명합니다.
개울 건너 암릉의 모습
보이는 오른쪽 아래 새로 만든 산길이 있지요.
입춘이 지난 숲의 모습.
맑은 개울물이 졸졸 흐르지만,
어제 내린 눈은 거의 녹지 않고 쌓여 있어요.
이곳의 현재 기온은 영하 5도.
무학암 팻말과 안내화분이 있는 곳에서
임도는 왼쪽으로 가파르게 올라가고,
처음엔 무학암 방향으로 진행했다가,
램블러 어플을 보고 오른쪽 방향으로 수정합니다.
그 흔한 시그널을 볼 수가 없었고,
이후로도 마찬가지.
다시 개울을 건너고,
산기슭에 움막이 보입니다.
둥그런 연탄불 화덕 식탁도 있습니다.
이후로 눈이 덮힌 숲에서 길은 뚜렷하지 않고,
어플에 의존해서 길이라 여겨지는 곳을 찾아 이리저리 헤메이며 올라갑니다.
능선이 보이고,
저 능선에서 왼쪽으로 틀어 오르면 되겠네요.
벌목지이고,
벌목 때 사용했던 임도의 흔적도 어렴풋이 나타납니다.
재배하는 것 같은 두릅나무들이 엄청 많아요.
가야할 신선봉 방향의 마루금.
상고대와 함께 구름이 어우러져 뿌옇게 채색되었어요.
올라온 방향을 뒤돌아 보니,
용바위봉이 지척입니다.
능선 안부에 도착합니다.
오른쪽이 올라온 방향인데,
왼쪽으로 상학현마을 2.5km 이정표가?
!!
아하, 출발점 이정표와 연결되는 임도길로 여겨집니다.
신선봉까지는 1.0km로 표시되는데,
으례 그렇듯 이정표의 거리는 무시하고요~
(카카오맵에는 0.6km로 표시됨)
짧은 600m거리지만,
이거 만만치 않아요.
러셀의 흔적도 없고,
아이젠을 착용했지만, 가파름 때문에 미끄러지기도 하고~
한 차례 된비알 후의 완만한 구간에는
무릎까지 빠지는 눈이 쌓여 있네요.
길의 흔적은 찾을 수 없으니,
잡목 사이로 대충 직진합니다.
낮기온이 서서히 오르고 있어서,
상고대는 녹아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정상의 이정표.
본래의 계획은 학봉까지 왕복하는 것이었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제대로 길을 찾을 수 있을지 조차 의문스럽고,
다녀오는데 소요되는 체력 또한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아
여기서 멈춰야겠어요.
흐린 날씨 탓에 학봉전망대에 가더라도,
조망은 기대할 수도 없을 거 같고요.
해발 845m 제천 신선봉.
예전 망덕봉~금수산 산행 때 무척이나 오고 싶었던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조금은 허무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숲 뒤로 용바위봉이 어렴풋이 보이고,
가려했던 학봉도 희미하게 나타납니다.
뒤돌아 내려가는 길에
겨우살이도 눈에 띕니다.
무릎이 좋지 않으니,
내려가는 길은 그야말로 고행길 !
급사면을 내려서고,
저 아래 이정표 안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임도로 연결되는 서쪽방향의 모습.
바람이 제법 세차게 불고,
임도로 가면 1km 이상을 더 돌아가야 하기때문에,
바람을 피해 후다닥 동편 올라온 방향으로 내려서서
믹스커피 한잔하며 잠시 휴식합니다.
안부 능선에 멋진 소나무들이 많군요.
개울을 건너고,
안도의 한숨.
혹시 길을 못찾을까 긴장도 했었으니까요.
무학암 갈림길 임도로 내려섭니다.
엉터리 이정표도 지나고~
계곡을 향해 흘러내리는 암릉의 모습이 특이합니다.
무척 거칠어서
일반승용차가 올라오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은 임도길을
터벅터벅 내려갑니다.
올라갈 때도 이 길로 가면 쉽고 가까운 길이겠네요.
상수도원 물탱크지역을 지나고~
치유의 숲으로 오르는 계단이 보입니다.
왼쪽 개울 건너 음이온치유숲길 데크길이고,
치유센터 데크길에 '엉덩이로걷기' 표지는 뭔가요?
음이온숲길에는 '허벅지로걷기'라 씌여 있었는데~
엉덩이에 힘을 주고 걸으라는 뜻으로 이해하겠지만
조금 ~거시기~합니다.
뒤돌아보면,
앞쪽이 내려온 길. 오른쪽이 음이온치유숲길(개울데크길)
치유센터로 가는 데크로드.
개울 건너에
새 길 산행 시작점 이정표가 보입니다.
붕붕이가 묶여있는 곳으로 돌아와 학봉능선을 바라봅니다.
해무리가 지고,
아래쪽에 미인봉(저승봉)의 모습도 나타납니다.
소야학현로에서 신선봉으로 들어오는 길머리에
새로 이정표가 생겼나봐요.
이정표 근처에 해인선원 간판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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