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31일 홍도 깃대봉 [17시]
명산 100도전(산림청 85차 ) 총 130산 중 113번째
지금 시각은 오후 3시42분.
쾌속선이 접안하고 하선 절차를 거치면 시간은 4시가 넘을 것 같은데~
암튼, 너울놀이 흠뻑 취했던 '뉴골드스타호'는 홍도 여객선터미널에 도착했어요
홍도1구 전경입니다.
오른쪽으로 깃대봉 오름계단이 보이고, 저기 하얀집들 중에 우리가 거처할 곳이 있겠죠
숙박업소 밀집지역입니다.
왼쪽에 천연기념물 표석이 있고요
이길을 따라 올라 숙소에 배낭등을 내려놓고 돌아 나옵니다.
오른쪽으로는 연안여객터미널인데~
저 앞쪽에 공사장 신호수가 보이고, 군데군데 공사를 알리는 입간판이 서 있고요
음~,,, 돌로 바다를 메우는 간척사업을 하고 있어요.
오른쪽 터미널 뒤쪽도 마찬가지고요.
('좋은 게 좋은 거' 라고는 하지만 너무 무분별하게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아닌지~~~)
몹시도 바쁜 지금 처지에 이런 쓸떼없는 생각은 왜 하는지 ㅜㅜ
바람이 불고 진눈개비가 날렸어요.
혹시나 비가 내릴까봐 판초우의 달랑 하나 꺼내들고 깃대봉 산행을 시작합니다.
왼쪽 이정표가 붙어있는 홍도초등학교 돌담이고요
한참은 데크계단을 타고 올라야겠네요
데크길에서의 조망입니다.
건너편은 양산봉. 저 뒷편으로 갖가지 기암들이 존재할 거고요
흑산초등학교 홍도분교장 뒤로 홍도몽돌해수욕장입니다.
방파제와 홍도1구마을, 뒷쪽으로 남문바위와 방구여 등이 조망됩니다.
마을이 유럽풍의 모습으로 보여지네요
얼마나 서둘렀기에,
스틱도 물도 챙기지 못하고~
달랑 우의 하나 !
어쨋든 서서히 숲속으로 빨려들어갑니다.
계단이 끝나고 평활한 오솔길을 가면서 바라본 깃대봉 방향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정상은 전위봉 뒤에 숨어 있죠.
제대로 된 연리지 ! 등로 옆에 바짝 붙어 있고요
구실잣밤나무 입니다.
눈이 내려 질퍽이고 미끄럽지만,
아주 다행스럽게도 야자매트가 깔려 있어요
구조표시목도 잘되어 있고요.
등로는 오직 하나이니 길 잃을 일은 절대 없지만,
여기는 '다서 01-03' 해발 225m 지점입니다.
터미널을 떠난지 30여분이 경과하여 쉼터 벤치를 만납니다.
깃대봉까지는 1.1 km를 더 가야합니다.
구름과자가 달려 있는 눈꽃 동백 터널로 입장합니다.
두번째 데크계단이 나오고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이 멋진 그림
동백숲 소나무숲 울창한 저 뒤로 멋진 암릉들
탄성을 자아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시간이 늦어 오르다가 포기하고 되돌아가는 사람들도 제법되는 것 같은데,
이런 멋진 풍광을 놓칠 수는 없는 거죠
양산봉과 홍도1구, 해수욕장 풍경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이 황홀한 광경, 눈에 가득 담아 기억속에 저장하고요
'숨골재'
마루금에 접어들어 만나는 일종의 풍혈인데요
예전에 한 주민이 도구대(절구공이)감으로 쓸 나무를 베다 실수로 이곳에 빠뜨렸는데요.
다음날 바다에 나가 고기잡이를 하던 중 물에 떠있는 나무가 있어 확인해 보니
어제 빠뜨린 나무였답니다. 이때부터 이곳을 바다 밑으로 뚫려 있는 굴이라 하여
숨골재 굴이라 부르다가 지금은 숨골재로 부른답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나오며,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나오며,
지금은 주민들이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숨골재 일부를 나무와 흙으로 메워버린 상태라고 해요
마루금 긴터널을 빠져나와 드디어 정상에 도착합니다.[17시]
산림청100명산과 블랙야크 섬.산 인증합니다.
늦으막히 인증타올 사용하는 내가 우습기만 하네요 ㅋ
정상에서 바라봅니다.
서쪽 아래 남대문바위와 탑봉이 보이고요
동쪽으로는 흑산도가 보입니다.
안내판에는 태도와 가거도(소흑산도)도 표시되어 있는데,
오늘 같은 날씨에는 가거도는 찾을 수 없습니다.
이만큼 보여주는 것만 해도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올라온 반대방향으로 진행하면 홍도2구로 연결되는 산길입니다.
홍도1구에서 오르는 것보다 20여분 가까운 거리고요
올라운 방향입니다.
앞에 보이는 무명봉은 우회하여 지나쳤고요
길고긴 하산길이 될 것 같아요
지팡이가 없으니 미끄럼도 조심해야 하고,
날씨도 언제 깜깜해질지 모르고~
콩닥콩닥 하면서 길을 나섭니다.
판석깔린 길이 오히려 더 무서워요. 관목 터널을 지나면서 등로정비로 베어진 가지 하나 주어
어설프나마 지팡이 대용으로 삼습니다.
오를 때 미처 챙기지 못했던 숯가마터도 만나고~
되돌아온 데크 전망대에서 잠시 조망을 즐깁니다.
도사 지팡이가 참 인상적이죠
저 허약한 것이 하산길에 큰 도움이 될 줄이야 전혀 예상도 못했어요
오호! 누군가가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네요
먼 남쪽 섬에서 눈사람이라니~
귀여워요. 잔뜩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은 위로가 되네요
누군가의 조그마한 실천이 누군가에게는 큰 기쁨이 될 수도 있슴을 깨닫습니다.
오를 때 만났던 그 풍광을 다시 되새김하고~
천천히 여유있게 음미합니다.
이 소중한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하기 위해~
날은 조금씩 어두워지고, 숙소 식사집합 시간은 촉박하지만,
어찌 이 진한 감동을 포기할 수 있겠어요
눈과 동백의 터널에서 추억을 간직합니다.
청어靑魚미륵 (죽항竹項미륵)
홍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매끈한 형태의 돌을 2기 모셔놓은 형태지만, 홍도 주민들은
이를 각각 남미륵 여미륵이라 부릅니다. 홍도 주변 어장이 매년 청어 파시로 문전성시를 이룰 때.
홍도 어민들의 배에 청어는 들지 않고 둥근 돌만 그물에 걸려들기에
돌을 매번 바다에 다시 던져놓고 돌아오곤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밤, 한 어민이 꿈속에서
그 돌을 전망이 좋은 곳에 모셔다 놓으면 풍어가 든다는 계시를 듣고 그대로 하였는데,
그 후 고기잡이를 나갈 때마다 만선 풍어 하였다고 합니다.
막바지 계단을 내려갑니다.
불빛이 하나둘 켜지는 홍도항의 아름다운 정경을 품으며
한계단 한계단 발을 내딛습니다.
뒤돌아본 데크계단길
포토존 두군데 중 한 곳에서 기념합니다.
언제 또 올 수 있을까?
내일은 유람선 일정 때문에 깃대봉 산행은 여기서 마무리됩니다.
<에필로그>
숙소 식당에 도착하니 대부분 식사가 끝나가고~
대충 저녁식사하고, 방파제 몽고텐트 해산물 포장마차에 왔어요
이 그림 왼쪽 보이지 않는 마지막 포장마차
상현이네 엄마 포차
70세 정도? 어르신이 손을 호호 불며 해물을 손질 하십니다.
어제까지 닷세정도 배가 출항을 못했다고 하고요
오늘 물질을 하고 오셨다네요.
자연산이라 좋다고 하시면서, 전복 해삼을 자꾸만 썰어 채워주십니다.
홍합도 삶아 주시고요
태어나서 전복으로 배채우기는 처음이었어요
그래도 춥기는 엄청 추웠어요 ^^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 내일 유람선 탈 일이 걱정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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