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24일
10cm의 많은 눈이 내린 날
명산 100도전(산림청 80차 한국의산하 86차) 총 130산 중 106번째
전철을 타기 위해 버스에서 내렸는데, 함박눈이 쏟아집니다.
555! 오늘 눈꽃산행이 가능할 것 같아 벌써부터 기대 만땅 ~
펑펑 ! 다목리행 버스에서 창밖을 봐도 계속 퍼붓는 눈폭탄입니다.
이젠, 슬며시 밀려드는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사창리에서 넘어온 버스가 지나간 바퀴자국.
우리가 탄 버스는 좀처럼 움직일 줄 모릅니다.
반대방향으로 제설차가 휑하니 지나간 후, 꿩구어먹은 듯~
기다리다 못해 세명의 산객이 걸어갈 채비를 합니다.
멀리보이는 저 곳은 오뚜기유격장 입구이고요.
지도에도 가장 굴곡심한 곳으로 표시됩니다.
저기 노란통 ! 제설함인데~
나중에야 저곳에 염화칼슘 봉지들이 엄청 많다는 걸 깨딷고
버스기사분과, 일행중 염화칼슘을 뿌렸고~
멈춰선지 한시간도 훨씬 넘어 버스가 움직입니다.
차가 멈춰 선 사이에
함박눈이 쌓이는 숲을 바라봅니다.
하늘은 하양가루를 날리고~
두번의 시도를 모두 실패하고 뒤로 물러앉은 다목리행 버스
10시 35분 광덕고개에서 하차합니다.
강원도래여~
본래 9시 전후에 도착해야하는데.
늦어도 한참 늦어 내일 산행 계획은 변경되야할 것 같고요
상점 좁은 길 끝에 들머리 철계단이 보입니다.
시작부터 가파름입니다.
금년들어 처음으로 아이젠을 착용했고요
광덕고개로부터 이제 겨우 100m 진행 했을뿐인데~
바람도 불고 추위가 엄습합니다.
손난로(핫팩)를 꺼냅니다. 로프를 잡고 올랐기에 장갑은 벌써 젖어버렸고요
와우~ 조금 춥기는 해도,
생각지도 못한 눈꽃 산행이 되었어요
나뭇가지에 쌓인 눈의 황홀경
꽃가지 곁을 지나칠 수 없죠
이건 뭘까?
버스에서 먼저 내렸던 산객들의 발자욱입니다.
한 사람은 국망봉까지 간다고 하고, 두명은 나중에 확인하니 나와 같은 코스로 진행했고요
걷는 내내 눈꽃세상에서 ~
살짝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과
한북 정맥마루금 길의 회목현이 보입니다.
왼편의 상해봉과 오른편의 회목봉은 구름속에 갇혀버렸고요
한북정맥길을 나타내는 이정표는 곳곳에 잘 만들어져 있고요
친절하게도 10미터 단위로 표시됩니다.
백운산까지는 아직 2040미터를 더 가야하네요
헬기장인 듯한 개활지엔 소복해 눈이 쌓이고~
별 변화없는 마루금길에
그저 쌓인 눈을 밟으며, 눈산행을 음미합니다.
눈쌓인 멋들어진 노송도 만나고요
눈산행이 아니라면
정말 지루한 산길일 것 같아요.
몇 번의 오름길은 어김없이 로프줄로 도움을 주고요
12시 55분 해발 903.1m 백운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눈길을 걷다보니, 3.2km 거리에 2시간20분이나 걸렸네요
온통 하얀 세상입니다.
정상 너른 곳 한켠에서 에너지보충하고,
흥룡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푸른 산자락을 하얗게 수놓고~
소나무 가지위 소복히 쌓여 솜사탕을 이루고~
가을의 끝자락에 수놓은,이 맛깔스러움!
살짝 얼어붙은 눈뭉치에 솔가지는 힘들어 하지만,
보는 사람이야 아랑곳없이, 아름답기만 한 ~
한폭의 그림입니다.
이런 멋진 산행을 또 언제 해볼까나 ~
그런데,
이 멋들어진 산행 와중에도
추위 이외의 또다른 난제!
살짝 녹은 눈이 발디딜 때마다 이렇게 떡이 되어 달라붙어요.
가파르고 낙엽까지 깔려 있어 아이젠을 벗을 처지도 못되고요.
오~ 이 멋진 풍광. 설경.
관음산과 사향산 주변을 맴도는 구름
하산길은 급한 내리막이 많고,
간간이 암릉길이 섞여 위험하기도 하고요
바위에 박아놓은 플라스틱 스탠스가 등로의 난이도를 설명하는 것 같아요
암릉 조망처에서건너편 도마치봉 자락의 멋진 설경을 배경으로
한 기념합니다.
정말 힘든 하산이에요
휴우. 침목계단을 끝으로 내리막은 끝나고요
숲을 빠져나오니 백운계곡이 반깁니다.
푸르름을 띤 맑디맑은 물이 흐릅니다.
팔각정을 지나 돌길도 밟아보고~
봉래굴을 통해 백운산으로 가는 또다른 길과,
향적봉을 거쳐 도마치봉으로 연결되는 갈림길입니다.
흐미~ 무서븐거~
흥룡사입구에 세워진 사천왕상?
너털웃음의 대사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안개구름이 휘도는 흥룡사의 범상치않은 이 기운은~
백운계곡 주차장은 을씨년 스럽기만 합니다.
뒤돌아본 흥룡사 석축
이 부근이 백운계곡과 선유담계곡의 합수점이고요
오전에 버스를 타고 지났던 372번 포화로를 따라 200여미터를 걸어올라
버스정류장으로 갑니다.
오후 5시 25분 동서울로 가는 버스를 타면서 산행을 마칩니다.
낙엽과 눈이 쌓인 하산길, 너무 오래 지체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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