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10일
이틀 전까지 영하10도가 넘는 맹추위가 계속되다가
어제부터 날씨가 영상권으로 올랐어요
내심 눈산행을 학수고대했는데~
혹시 눈이 다 녹아버린 것을 아닐까?
걱정, 또 걱정
08시55분 영각사 입구에 도착합니다.
도로가에는 벌써 많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고요.
표지판을 따라 외쪽으로 진행합니다.
영각사 입구로부터 500여미터를 진행하여 만나는 영각사 탐방지원센터입니다.
전광판은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어요
그러다보니 산위의 기온등을 알 수가 없어 궁금증은 더해지고요
오는 도중 고양이 한마리가 뒤따라오며 에스코트 해주더군요 ㅋ
살짝 눈밭을 보여주네요
눈이 다 녹았으면 어쩌나 하면서 내심 걱정했던 것이 조금은 사라지고요
너덜겅길이지만 자연그대로가 아니기에
통행에 어려움은 없습니다.
조릿대 숲이 나타납니다.
마루금능선까지 계속해서 이어지는 조릿대 숲길이에요
계곡 곁으로 좁은 오솔길이 이어지고
살짝 안전시설도 보여주네요
산행 후 처음 만나는 목교입니다.
길이 상당히 미끄러워요
목교 아래 너덜겅을 통과하는 것이 더 수월했어요
녹은 눈이 다시 얼어붙어 빙판을 이루었어요
조심 조심 진행하지만, 아직 아이젠은 착용하지 않았어요
가팔라지면서 눈도 제법 쌓여있고,
등로는 미끄럼틀로 변했어요
이제 아이젠을 착용합니다.
고도를 높여가며 점점 많은 양의 눈들이 쌓인 것을 확인하면서
설산행이 되겠다는 기대감에 마음 쿵쾅쿵광~
드디어 하늘금이 나타났어요
고도는 이미 천미터를 한참 넘었고요
바람은 세차게 불어 추위를 느낄 수 있는 날씨가 되어가네요
잠시 쉬며 보온병의 물로 커피 한잔타서 마시며
오르면서 벗어 짊어졌던
패딩을 다시 꺼내 입습니다.
10시 55분
거의 두시간 가까이 숲길을 따라 올라 남덕유능선 마루금길에 도착했어요
이 능선 직전에 176개의 데크계단을 올라야하고요
이제부터는 크고 작은 봉우리를 넘어야합니다.
1283m 마루금 안부를 지나 슬슬 험한 코스가 시작되고요
마루금길에서 바라보는 산등성이는 온통 눈으로 덮혀 있습니다.
마루금길 된비알 살짝 치고 올라와 잠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요
앞에 나타난 봉우리를 향해 다시 출발합니다.
두번째 데크계단입니다.
계단 속에 또다른 계단이 있어요
새로만들기 이전 계단인데,
그 때는 양쪽으로 교행할 수 없이 좁은 폭이라서 정체가 심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올라오면서 세어본 갯수가 150개 였어요
기온이 상승하면서 미세먼지가 '나쁨'이라는 예보가 있었기에
오름길 내내 희미한 시정이라 주변 조망은 포기했지만,
이젠 서서히 바람까지 강해져 눈보라를 일으키고 있어요
세번째 만나는 계단 바로 아래에 도착해
건너편 봉우리를 바라보니~
앗 !!!
바위 꼭대기 산양이 한마리 앉아 있어요
이 계단을 올라 왼쪽 철난간을 타고 돌면 또다른 계단이 나오고요
비만테스트 중 ~
바위와 난간의 틈이 좁아 빠져나오려는 힘깨나 써야한다고요
남덕유 중봉의 모습이 보입니다.
다시 계단을 올라야 합니다.
중봉 전위봉의 계단수는 82개.
참 오지랍도 넓어요 이걸 다 세고 있으니~
이 멋진 모습을 보려 남덕유산을 그렇게 그렸는지도 모르겠어요
비록 시야가 흐려 깨끗한 정경이 아닐지라도
바람에 흩날리는 눈보라를 만날 수 있어서도 좋고,
아직은 다 녹아 사라지지 않은 눈밭을 만나서 더 좋고,
이렇게 험한 암봉위에 서서 자연에 동화될 수 있음이 더욱 더 감사합니다.
눈보라가 하얗게 밀려오가는 풍경을 배경으로 한 기념하고요
중봉과 남덕유 정상을 바라봅니다
정상은 눈안개와 숨바꼭질 놀이 한창입니다.
중봉을 향해 내려가기 전 전위봉 데크에서
인생샷을 남겨요
내려가는 계단은 세지 않기로 하고요 ㅋ
에구 미끄럽고 가파른 거친 길이에요
그나마 난간대를 잡고 갈 수 있어 다행입니다.
휴우~
이제 거의 다 내려왔나봅니다.
중봉 계단으로 올라 지나온 전위봉을 바라봅니다.
하늘 울타리처럼 느껴지는 이 모습!
선답자들의 사진을 보며 그리도 만나고 싶던 멋진 광경입니다.
하얀세상
금원산 이후, 아니 올 겨울 산행에서 만나는 최고의 설경입니다.
바람에 기온이 떨어지고 눈발이 날리면서 상고대가 피어나고 있어요
이렇게 눈꽃까지 만날 수 있으니 너무너무 황홀합니다.
1408m 중봉에 도착했어요
중봉 데크는 그리 넓지 않지만,
지나온 암릉의 계단길과 정상의 모습을 조망하기에는 최고의 자리입니다.
미세먼지와 눈보라등으로 시정이 좋지 못하니,
주변 산군을 조망할 수 없슴은 못내 아쉬움입니다.
정상 바로 아래
오름계단의 마지막 차례를 남겨두고 계단 곁의 평지를 찾아 잠시 휴식하며
에너지 충전하던 중 참새 한마리 부지런히 먹이질을 하는 광경입니다.
마지막 정상오름에 간간이 이어진 계단을 세어보니 89개 였던가?
암튼 한참 차례를 기다려 정상석을 차지합니다.
12시 15분 [해발1507m 남덕유산]
중봉방향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눈보라가 주변의 모든 걸 삼켜버렸어요
정상쟁탈전은 항상 치러야하는 명산의 풍경일 수 밖에 없습니다.
휴일의 남덕유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그나마 오늘은 조금 덜한 편이랍니다.
정상을 내려와 하산길로 접어들어요
향적봉은 15km
날씨가 좋았다면 하얗게 눈 덮힌 장중한 덕유능선의 아름다움에 취할 수 있었을텐데~
방향은 같지만 월성치에서 황점으로 하산할 거고요
오~ 이 멋진 광경을 어찌 표현할까요
뒤로 대간 능선이 살짝 나타나요
뿌연 하늘이지만 오히려 선계에 들어선 착각을 들게하는
이 모습 또한 어찌 외면할 수 있겠어요
강풍에 위태위태롭게 매달린 떡갈나무 잎 조차 예술로 승화되는
겨울 산정의 신비함에 한층 업된 기쁨을 만끽합니다.
엄청난 눈의 양이에요
북쪽으로 향하는 능선길 내내 계속되는 모습이에요
러셀되지 않은 등로 옆으로 헛딛으면 허벅지까지 빠지는 깊이입니다.
하산 중에 잠시 여유를 가져보고요
월성치로 내려가는 길에 ~
뒤로는 아마도 삿갓봉일 듯 하고요
13시10분 월성치 (해발 1214m)
월성치 근처에서 월성치 방향의 능선 아래로 자리잡고, 바람을 피해 간단한 점심식사를 합니다.
군데군데 몇 명씩 머무를만한 공간이 형성되어있어요
오름길처럼 내림길에도 조릿대 숲이 무성하고요
고도가 낮아지면서 눈과 얼음이 녹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계곡의 얼음이 녹으려면 많은 날들이 필요하겠지만~
낙엽송구간이에요
날씨 탓에 하늘은 그 특유의 푸르름에서 조금 물러선 듯하고요~
황점마을까지는 아직도 3km를 더 가야합니다.
빙.고
15시 40분 황점마을로 내려왔어요
마을 중간쯤 삿갓재대피소로 오르는 길이 있네요
16시 30분에 거창으로 나가는 버스가 있는데
어느 분이 택시를 혼자 타시길래 같이 합승하여 거창으로 나가는 도중
월성계곡을 담아봤어요
택시 기사님이 잠시 세워주시더군요.
뒤로 보이는 산은 금원산 아래 현성산 줄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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