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8일 15시 50분
누룩덤 위 감암산 능선길
황매산 정상을 내려서면서 한 기념해야죠
오름길이 돌길이었으니 내림길이라해서 특별히 달라지는 것이 없어요
이 곳에서 바라다 보이는 광활한 평전은
마치 덕유산 중봉에서 남덕유방향으로 펼쳐진 덕유평전을 연상케 하는군요
철쭉군락이나, 억새군락이나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정상부로부터 끝없이 이어진 목계단길도 운치있어 보입니다.
봄에 이길따라 양 옆으로 붉은 철쭉으로 물들면, 그 경관은 또 얼마나 아름다울지~
감히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억새밭이 시작됩니다.
억새밭 뒤로는 철쭉군락지이고 그 뒤쪽으로 오전내내 걸었던 상봉과 치마덤 박덤 능선이
합천호를 향해 뚝 떨어집니다.
황매산 철쭉제단이에요 세워놓은 것인지, 자연그대로의 것인지,
바윗돌 세 가닥...
혹자는 삼신을 연상케한다고 하고요.
뒷편 수직으로 솟은 정상 암봉을 바라보며 어떤 기원이든 소원성취할 것 같은
제단터로도 손색이 없어 보여요
산아래로 무한정 뻗어내리는 억새밭 금빛 물결 !
한창 은빛 휘날리는 그 물결은 지나갔지만, 이 모습 그대로도 충만한 필을 몰고옵니다.
아래 들판 한 가운데 홀로 둥그스레한 산이 지난번 올랐던 허굴산입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해발 1천미터 고지의 쉼터입니다
이곳에서 모산재 방향과 천황재 감암산방향으로 길이 갈리게 되고요
감암산과 부암산의 모습이 보이고요
소나무 숲에서 잠시 휴식하며 에너지충전하고요
남서 방향의 먼 뒤 실루엣으로 그려지는 지리산 천왕봉의 모습이 나타나는군요
그 앞 어디쯤에 둔철산 웅석봉도 있을테고요
둥그런 모습으로 솔숲을 호령하는 바위에 올라 주변 경관에 푹빠져봅니다.
지난 6월에 올랐던 천왕봉의 기억이 새록새록 솟아나요
비단덤이라고 불리나봐요
두개의 봉우리가 연속되고요
비단덤 꼭대기에는 천왕봉을 볼 수 있다는 안내판이 세워져있어요
비단덤을 내려섭니다.
뒤로 천황재 넘어 828봉과 감암산이 보이고요
커다란 바위 하나로 형성된 듯 모산재의 뒷태가 웅장하게 나타납니다.
비단덤 내림길에는 착한 데크계단이 하산을 도와주고요
천황재로 내려가는 길은 낙엽이 쌓여 무척 미끄러워요
가뜩이나 내려가는 길에 전혀 자신 없는 나로서는 갑자기 긴장 모드로 돌변해요
왼쪽 바위봉이 비단덤인가봐요
828봉으로 오르면서 잠시 앉아 숨고르기 하고요
828봉에 도착했어요 (15시20분)
감암산까지는 500미터 거리지만
왕복 1km를 소비해서 감암산 도장찍기는 그렇고 하니, 곧바로누룩덤으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모산재와 누룩덤이 양편에 호위하는 형상의 암봉에서 한 기념하고요
구조표시목에서 칠성바위라고 이름붙여졌는데요
공기돌 바위라고도 부르더군요. 참으로 기묘하게 배열해 놓았어요. 누가 그랬을까?
왼편으로 절벽이 ㅡㅡ
심장이 쫄깃쫄깃 하지만 여기로 가야해요
이렇게 암릉 마루금길이 연결되고요
감암산 지능선 역시 멋진 기암들로 가득차 있어요
모산재와 누룩덤 사이의 또 다른 암봉이 그럽니다.
"나도 이름하나 달라고요 ~"
누룩덤 하산길의 로프는 그 피부가 많이 닳아 보푸라기가 마구 휘날립니다.
위험할 정도로 헤지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보니 바지며 점퍼에 허옇게 도배를 했어요
아슬아슬 바위크랙길도 지나가야 하고요
누룩덤의 위용에 감탄하기도 전에 겁부터 밀려오네요.
저 봉우리로 오르다가 왼편으로 돌아서 내려가야하는 군요 ㅠㅠ
누룩덤에 올랐어요.
비록 정상은 아니지만, 정상은 비탐구역이라 올라가면 안되고요 ㅎ
누룸덤 한켠에 사랑바위 혼자 짝사랑하고 있나봐요
누룩덤을 올려다 봤어요
이렇게 로프길을 한참을 내려가야 합니다.
역시 암릉길의 오붓한 긴장감과 두려움은 심장을 쫄깃쫄깃 만들어주고요
산그림자를 남기며 뉘엇뉘엇 해는 서산넘어 가픈 숨을 몰아쉬고
나는 또 바윗길에 더 가픈 숨을 헐떡입니다.
잠시도 여유부릴 틈이 없어요
로프암릉구간이 끝났다고 좋아하기는 이릅니다.
너덜구간도 있거니와, 낙엽쌓인 가파른 길도 나타나기도 하고요
거북이치고는 코가 너무 뾰족해요
대기마을과 대기저수지가 가까이 다가옵니다.
막바지 암릉길이에요
이제 조금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요
목교가 나타났어요 (16시40분)
이제 평탄한 길을 갈 수 있어요
유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물이 흘러가는 계곡입니다.
이곳이 모두 사유지인 듯 해요
공사가 한창입니다.
16시 56분 대기진료소 버스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대병면으로 나가는 버스는 16시 50분 이었습니다.
대병면 택시를 호출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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