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6일
은티마을 중리4길에서 바라본 희양산과 구왕봉.
왼편 뒤 시루봉.
오전 아홉시가 조금 넘은 시각.
중부내륙고속도로 삼풍교 뒤로 미세먼지로 중무장한 시루봉이 뿌옇게 나타납니다.
은티마을의 장승과 노송군락
이번이 세번째 방문입니다.
희양산과 구왕봉 탐방 때, 악휘봉 탐방 때 이곳을 통해 산행을 시작했었지요.
마을 주막집 앞 다리를 건너면
구왕봉 갈림길이 나오고,
여기에서 시루봉 이정표를 따라 시루봉 쉼터 방향 아스팔트 길로 올라갑니다.
시루봉 쉼터를 지나고
시루봉 3.0km 이정표가 있는 다리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잘 닦인 농로를 지나면 오른쪽 계곡으로 산길이 보입니다.
여기 은시골 계곡물은 마을 상수원으로 사용하기에,
철망으로 보호조치 했고,
산악회 시그널이 많이 붙어 있네요.
국가 지점번호판도 세워져 있으니,
정상적인 등로는 분명해졌고,
그야말로 명경지수 !
수량도 풍부하고, 이곳에 마을로 연결되는 호수가 설치되어 있어요.
오르는 왼편으로 암벽이 나타나면
곧이어,
왼쪽 능선으로 오르는 길을 따릅니다.
유순한 소나무 숲길이 둘레길처럼 이어지고,
오늘 산행은 룰룰랄라 산보길이 될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거대한 바위 일부분이 잘쪼개 맞춘 석축처럼 보입니다.
금년에 처음 만나는 꽃.
생강나무 꽃이 피기 시작했어요.
또다시 계곡과 접속해서 길은 이어지고~
계곡 너덜겅도 지나가야합니다.
계곡이 깊어지면서 이끼가 낀 돌도 보이고~
음지쪽에는 아직 녹지 않은 눈도 보입니다.
지나온 길입니다.
보이는 오른쪽 사면을 통과했어요.
그럼 그렇지 !
한없이 흘러내리는 돌강이 나타납니다.
설마 여기로?
불현듯 연풍 신선봉 오를 때 만났던 그 돌강이 뇌리를 스칩니다.
암튼 계곡을 벗어나며 가파른 길이 시작되고,
폭설에 부러진 소나무 굵은 가지가 길막하는 곳도 지나고~
신상 이정표가 짠!
그런데, 이게 뭡니까???
램블러 어플이 가리키는 시루봉 지점은 여기서 5-600m 정도 인데
이정표에는 1.5km ?
이게 맞다면,
길이 얼마나 꼬불꼬불 돌고 돌아야 하는 건지!
2.1km 방향은 어느 선답자가 내려올 때 길을 못 찾았다고 하니,
1.5km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결국, 너덜겅 돌강을 따라 오르게 되네요.
가파른 길에 로프가 매여져 있어 그나마 위안입니다.
로프잡고 세발로 낑낑,
로프가 없는 구간도 가파르기는 비슷하고~
짐작대로,
어플 산길이 표시된 주막집 뒤 능선과 합류하러 돌강 너덜길을 건너갑니다.
돌강에서 올라다 보고,
왼편 능선을 따라 저 꼭대기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솔가지들이 어지럽게 떨어진 길.
다시 로프가 보이고~
몹시 불량스런 자세의 암릉이 보이는 오른편 능선으로 올라섭니다.
이쯤 어디가 길이겠지요.
예비군 참호?
이 높은 곳에 이건 무슨 용도일까요.
나무가지 사이로 희양산이 보입니다.
이제 가파른 오름길은 다 끝나고~
북사면 음지는 아직 눈이 녹지 않았어요.
근래에 지나간 흔적은 없고~
빼곡 들어찬 관목을 헤치고~
문경 301 삼각점이 있는 두어평 남짓 시루봉 정상에 올라섭니다.
램블러 어플을 확인하니,
들머리부터 여기까지 1.8km 로 표시됩니다.
2.1km 방향으로 계산해서 들머리 시루봉 3.0km는 맞는 것 같은데,
중간 이정표 내가 올라온 방향의 표시 1.5km는 너무 허무맹랑합니다.
거기부터 대략 500m 조금 넘게 올라온 것 같아요.
해발 914m 시루봉(전망대)
시루봉이라는 이름이 워낙 많으니,
전망대라는 별칭을 붙였나 봅니다.
여기가 아닌 청화산 시루봉이
숨겨진 우리산으로 착각했다는 어느 블로거의 글을 본적이 있어요.
전망대이니 조망이 좋아야겠지요.
북쪽 방향은 시원스레 뚫렸습니다.
이화령과 옛길이 보이고, 그 앞에 대간길 조봉.
조령산과 신선암봉, 험난했던 928봉 암릉길의 추억
왼쪽 뒤로 연어봉과 신선봉 능선이 희미하고
오른쪽으로는 주흘산이 자리하네요.
당겨본 조봉능선
이화령
중부내륙고속도로
연풍면 방향
연어봉 신선봉능선을 당겨봅니다.
오른편으로 조령산 신선암봉과 깃대봉도 보이고요.
주흘산 영봉 주봉 관모봉.
서울은 미세먼지 '매우 나쁨'의 날씨인데,
그래도 이 정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시루봉은 백두대간에서 조금 비껴 서 있는데,
대간길로 이어지는 좁은 길은 꼬리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요.
오를 때 만났던 이정표 상의 2.1km 등로를 찾아보려다,
길의 흔적을 찾기 어려워 포기하고 올랐던 길로 되돌아갑니다.
숲사이로 희양산과 구왕봉이 어렴풋이 보이는 조망.
가파른 능선을 어렵게 내려서고
계곡에 접합니다.
얼굴이라도 씻으려다가,
꾹 참았어요.
출발했던 곳으로 내려와
마분봉과 악휘봉을 바라봅니다.
예쁜 사과조형물과 헤어져 은티마을을 빠져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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