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1일
봉화산에서 조망. 양구 시가지와 파로호 멀리 북한땅의 산줄기가 보입니다.
아침 여섯시 봉화산 주차장에서 바라본 양구시가지 야경.
뒤 산 능선에 불 밝힌 곳은 DMZ초소가 아닐까.
어둠 컴컴한 길이지만,
사유지 농장을 통해 오르기 때문에 길은 아주 좋습니다.
오른쪽으로 철망 휀스가 보이는데,
너머에 배밭이 있어요.
주차장에서 500m까지는 임도로 연결되고,
노란 차단봉이 있는 이곳부터 산길이 시작됩니다.
정상까지는 1.7km.
목봉계단도 설치된 산길을 올라,
지능선에 접하게 됩니다.
지능선 삼거리에서 도촌리길과 만나는데,
도촌리는 우리나라 국토의 가장 중앙에 위치한 마을이라고 합니다.
궁금하신 분은 월간산 2006년 2월호에 실린 다음의 기사를 참조하세요
[최선웅의 지도이야기 14] 국토 정중앙의 의미 < 마운틴뉴스 < 산사람&산뉴스 < 기사본문 - 월간산 (chosun.com)
서서히 날이 밝아오기 시작합니다.
붉은 빛을 띠기 시작하는 동쪽하늘을 바라봅니다.
산행 시작이 조금 늦어져서 산정에서 일출을 맞이하기는 틀렸으니,
조금이라도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일출을 기대하는 거죠.
산줄기 중앙이 대암산 군부대가 있는 곳이에요.
지능선에서 주능으로 합류합니다.
국토 정중앙점에서 3.44km, 정상까지는 660m가 남았는데,
사격장 경고문이 있어요.
주말(공휴일)에만 등산을 허용한다는 내용이고요.
평일에 혹 일출 운해를 보려면,
반드시 08시 이전에 하산을 하여야 한답니다.
조금 전부터 싸락눈이 날리기 시작했어요.
어자피 해맞이는 틀렸고,
운해는?
산아래가 잘 보이는 걸로 봐서는 그 또한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생뚱 맞은 진달래 한송이가 피식^^
봉화산 주차장에 주차할 공간도 없이 차량이 다 들어찼으니,
산에 오른 사람도 엄청 많았을 거라 짐작했는데,
벌써 하산하는 행렬이 길게 이어집니다.
대부분 20대 전후 젊은이들인데, 요즘 핫플로 뜨는 곳이기 때문이고~
'실망한 표정들이 역력합니다.'
인생샷 건지려 깜깜한 밤에 산을 올랐는데, 운해고 일출이고 다 망했으니~
참나무가 주요 수종을 이루는 가운데,
가끔씩 보이는 단풍나무는 딱히 상태가 좋은 것 같지 않아요.
돌계단이 낙엽에 묻혀 거의 보이지 않는 길에,
로프줄이 매여 있어 크게 어려운 구간은 없는 등로입니다.
산등성이의 잡목은 잘 정리되어 시야는 좋고,
벌써 눈이 조금 쌓여있어요.
무단출입금지 경고판이 보이는 마루금에 올랐어요.
남동쪽 방향 산하를 내려다봅니다.
운해가 가득 채워진 모습을 기대했는데,
이런 모습을 보여줍니다.
골짜기 깊은 곳까지 뻗은 호수에는 얼음이 살짝 얼어 있네요.
바람도 제법 세차고, 갑자기 추위가 엄습합니다.
주차장 부근을 당겨봤어요.
해뜨는 동쪽 방향을 먼저 찾아봅니다.
대암산군부대 주둔지(1304m)와 대암산(1312.6m) 뾰족한 암봉,
먼 뒤쪽 백두대간 남한 끝의 향로봉에서
그 앞으로 이어지는 둥글봉과 칠절봉이 희미하게 나타납니다.
해무리가 비치는 곳이 설악 서북능선인데,
구름에 가려 봉우리 하나하나 구별이 어렵고요
정상 방향으로 돌무지 곁을 돌아 오릅니다.
동쪽 방향의 산 안내도가 있는데,
그림은 다 망가져 보이질 않아 아쉬워요.
올라온 북쪽방향 산마루금입니다.
서쪽에서 북쪽 방향의 산들도 나열되어 있네요.
이름이 봉화산이니 봉수대가 만들어져 있고요.
작은 알갱이 눈발이 날리는 추운 날씨입니다.
정상석은 따로 없고, 몇군데 정상을 표시한 것이 있고,
인제 2등 삼각점 앞에 명필가의 솜씨로 '봉화산'이 적혀 있네요
소지섭의 길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요.
'몸으로 걷기보다 마음으로 걸어보세요.
이제 당신만의 길이 시작됩니다.'
궁금해서 찾아봤는데요.
배우 소지섭이 강원도 접경지역을 걸으면서, 만나 동행하게 된 사람들과의 이야기 등이 실린
2010년 포토 에세이집이 '소지섭의 길' 이었네요.
추위를 피해 잠시 봉수대 안으로 피신(?)합니다.
올려다보니, 둥그런 구멍이 뻥 뚤려있네요.
연기를 피워 올리려면 당연하겠지요.
헬리포트에, 빨간 텐트가 있네요.
여기도 백패킹 장소로 인기가 있나봅니다.
오호!
그래도 구름이 한 점 남아 산등성이에 걸려 있어요.
숲과 능선의 경계에 고사목 한 그루, 세월의 보초인양 홀로 서 있고요.
봉수대 안내판에 붙어있는 온도계는 영하 1 도를 가리킵니다.
북쪽 양구 방향을 조망합니다.
시가지 오른편으로 비봉산, 뒤편으로 파로호가 보이고,
그 뒤 산줄기에 숫돌봉과 금악산, 성골지맥의 765UN봉 등이 늘어서고요.
왼편으로는 사명산 자락입니다.
맨 뒷자락 산너울은 북녘의 땅 어은산 구례산 등
구름이 걷히고 있는 사명산과, 그 뒤 해산(일산)과 재안산.
햇살이 비치는 북녘의 산.
다시 동쪽 방향 대암산과 기룡산 방향
대암산 오른쪽 뒤 향로봉 둥글봉 칠절봉, 그 우측으로 용대리 매봉산이 보입니다.
기룡산 왼편으로 나즈막히 진부령으로 이어지는 마산봉이 구별되지만,
오른쪽으로 설악 방향은 아직 구름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양구시가지와 한반도섬을 당겨봅니다. 파로호 왼쪽 끝으로 궁리대교도 보이고요.
하산후에 한반도섬을 방문할까 생각 중입니다.
두번씩이나 어렵사리 탐방했던 대암산을 당겨봤어요.
정상에서의 시간을 마치고,
올라온 방향으로 되돌아 내려갑니다.
멋진 소나무 한 쌍,
땡볕에는 아주 좋은 그늘을 만들어 줄 것 같아요.
예술품처럼 쌓은 자연 석탑(?)도 보이고~
명품송 곁으로 돌아갑니다.
동쪽 방향의 구름이 많이 걷혔네요.
이제는 설악 서북능선이 조금씩 구별되고, 한석산 뒤로 점봉산도 보입니다.
기룡산 뒤로 신선봉 상봉이 보여야하는데,
해무리로 인해서 구별이 불가합니다.
오를 때 얼핏 보았던 그 단풍나무들.
낙엽 뒹글어 밟히는 목봉 계단.
쑥부쟁이와 함께 드물게 보이는 참취꽃
산 중턱 쯤 내려오니,
날씨는 많이 맑아졌어요.
해산 산허리는 햇빛을 받아 밝게 빛나고요
비무장지대를 가르는 산줄기에도 볕이 들기 시작합니다.
우연히 식사하러 간 곳.
오른쪽 맨 아래 '엄마가산채원' 건물이 보입니다.
점심식사 '산채정식'입니다.
노란 단풍이 예쁜 나뭇가지에 오리 한 마리 귀여워요 !
작살나무 보라색 열매도 예쁘네요.
오를 때 느끼지 못했던 금강송 군락지도 지나갑니다.
철망휀스 너머 배밭에는 아직 배가 달려 있어요.
농장을 지나 바라본 봉화산 정상의 모습입니다.
작은 연못도 예쁘게 꾸며져 있는 봉화조경농장(수림팬션)
주차장으로 돌아와 산행을 마치니,
너무 황홀한 하늘이 펼쳐집니다.
진눈개비 날리던 날씨는 햇빛 반짝이는 날씨로 변했네요.
'♧산이야기 > 강원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마로천문대와 활강장 / 자동차로 오르는 봉래산 (0) | 2023.11.28 |
---|---|
돌산령 / 도솔산지구 전투위령비 (0) | 2023.10.31 |
설악은 항상 설렘, 7년만의 재탐방 / 등선대 (0) | 2023.10.15 |
소남이섬과 배바위 / 홍천 형제봉 (0) | 2023.09.05 |
춘천 동편에 병풍처럼 드리워진 대룡산 (0) | 2023.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