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24일
체계산을 거쳐 용궐산 치유의숲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암릉에 걸쳐진 잔도와, 그 위로 새로 만들어진 정자가 눈에 띕니다.
산림휴양관.
고사성어가 새겨진 빗돌을 따라 하늘길 방향으로 진행하고,
이어 요강바위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좌우로 길게길게 임도길이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조금 진행하다가 판석길을 따라 산길로 접어들지요.
용궐산 산행을 하다보면, 여기저기 씌여진 글귀들을 만나는데~
치심정기 (治心正氣) : 마음을 다스리고 용기를 회복하며 당당하다
“장소와 어울리는 고사성어를 찾아내기 위해 일일이 고문서를 다 찾았어요.
적당한 고사성어를 정하고 나면 좋은 글씨를 찾아내기 위해 명필가가 쓴 글씨를 모았죠.
추사 김정희 선생을 비롯해 한석봉, 양사언, 안평대군 등 조선 4대 명필가의 글씨는 물론,
중국 명필가의 글씨도 다 찾아봤어요" (순창군 담당자)
미리 모아 봤어요.
계산무진(溪山無盡) : 추사(김정희)가 계산(김수근)에게 써 준 기원문.
'거랑(내)과 산은 다함이 없다'
제일강산(第一江山) : 보물 제569-14 호 안중근의사유묵. 제일강산. 독립을 염원하며 쓴 글
요산요수(樂山樂水) : 지자요수 인자요산
〈옹야(雍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며,
지혜로운 사람은 활동적이고 어진 사람은 평정하며,
지혜로운 사람은 인생을 즐길 줄 알고 어진 사람은 오래 산다.”
그림으로 담지 못한 다른 용궐산의 다른 고사성어도 찾아봤어요
수승화강(水昇火降) : '腎水는 위로 올라가고 心火는 아래로 내려간다'
수승화강이 잘되어야 음양균형이 일루어지고 몸의 생리적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된다(동의고전)
태양의 따뜻함은 땅으로 내려가고 물은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게 되어야 우주가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 생명체들이 살아갈 수가 있다는 뜻 (음양오행설)
상선약수(上善若水) :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물은 온갖 것을 잘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문다
현미지좌(賢美之坐) : '어진 이와 아름다운 이의 자리'
어진선비와 아름다운 선녀의 만남으로 천장지구의 정을 맺은 곳
인걸지령(人傑地靈) : 1. 걸출한 인물이 나면, 그 지방도 (그로 인해) 이름이 난다
2. 인물은 영검한 땅에서 난다
산광수색(山光水色) : 창암 이삼만의 대표작 유수체 ‘산광수색(山光水色)’이다. ‘산은 빛나며 물은 아름답다’ 라는 뜻이다.
4마리의 뱀이 각기 다르게꿈틀거리고 있는 형상이다.
줄탁동시(崪啄同時) : 줄(啐)과 탁(啄)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가장 이상적인 사제지간을 비유하거나,
서로 합심하여 일이 잘 이루어지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신상구(座中談笑 愼桑龜) : '서로 웃고 담소를 할 때는 뽕나무와 거북이를 삼가(조심)하라'
옛날 어느 바닷가 마을에 효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아버지가 오랜 병환으로 돌아가실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온갖 용하다는 의원을 다 찾아 다녔고, 좋은 약을 다 해드렸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래 산 거북이를 고아 먹으면 병이 나을 것이란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거북이를 찾아 나선 지 며칠만에 효자는
마침내 천 년은 되었음직한 커다란 거북이를 발견 하였습니다.
뭍으로 나오는 거북이를 붙잡은 아들은
거북이가 얼마나 크고 무거운지 거북이를 지게에 지고 집으로 돌아오다
커다란 뽕나무 그늘에서 잠깐 쉬면서 깜빡 잠이 들었는데
어렴풋이 잠결에 뽕나무와 거북의 대화를 듣게 됩니다.
거북이가 느긋하고 거만하게 말을 합니다
"이 젊은이가 이렇게 수고해도 소용없지.
나는 힘이 강하고
나이가 많은 영험한 거북인데 자네가 나를 솥에 넣고
백년을 끓인다 하여도 나는 죽지 않는다네."
거북이의 말을 들은 뽕나무가 가당치 않다는 듯 입을 열었습니다.
"이보게 거북이,
너무 큰 소리 치지 말게. 자네가 아무리 신기한 거북이라도
나 뽕나무 장작으로 불을 피워 고으면 당장 죽고 말 걸세."
집으로 돌아온 아들은 거북이를 가마솥에 넣고 고았습니다.
그러나 거북이는 아무리 고아도 죽지를 않았습니다.
그 때 효자는 집으로 올 때 뽕나무가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얼른 도끼를 들고 뽕나무를 잘라다가 뽕나무로 불을 때자
정말로 거북이는 이내 죽고 말았습니다.
임도에서 산길로 오르기 시작합니다.
측백나무들이 조림되어 있어, 세월이 흐르면 이또한 용궐산의 특징으로 발전할 것 같네요
대슬랩 아래 넓은 평상쉼터가 만들어져 있고요
대슬랩 아래를 횡으로 돌아 다시 돌계단을 타고 오릅니다.
돌계단 로프난간길을 오르내리는 엄청난 인파(?)
예상외로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왔어요.
대슬랩을 돌아오르는 잔도길의 모습입니다.
잔도 위쪽도 올려다 보고요
뒤로 순창 회문산과 깃대봉이 나타났어요.
내룡마을과 섬진강을 당겨봅니다.
다리아래쪽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에 요강바위가 있어요.
천변도로는 포장이 끝난지 얼마되지 않은 새 도로입니다.
잔도 아래쪽 데크길과 섬진강 하류쪽 방향입니다.
회문산 앞으로 삼각형 모양의 기산.
임실로부터 흘러내려온 섬진강 줄기가 기산을 돌아 흘러내리는 모습입니다.
암벽 상부로 향할수록 경사도는 더욱 심해지지만,
잔도는 경사없이 횡으로 돌아가며, 540m 데크길이 서서히 끝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무시무시한 암릉 저 아래 주차장이 보이고,
이제는 길가로 주욱 늘어선 차량의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 끝이 보이질 않네요.
뒤에 보이는 숲으로 들어가면서 잔도와 옛 등로가 만나게 됩니다.
능선 직등로를 따라 오르면,
달구벼슬능선이라 불리는 암릉 마루금길이 이어지고,
곳곳에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요
왼편 암릉으로는 시원스레 펼쳐지는 섬진강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게
확트였어요.
좁은 암릉길은 마치 외길 차도처럼 교행 구간 ~
정상까지 몇군데 이런 구간을 거쳐가야 합니다.
아직 건축의 흔적이 남아있는 신상 정자에는 산객들이 꽉 들어차 있고,
뒤쪽으로 마루금길을 직접 올라오는 바윗길에 로프가 매달려 있고,
로프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왼쪽 완만한 우회길로 돌아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달구벼슬 능선에는 갖가지 기암들이 그 모습을 자랑하는데,
이 바위는 복주머니 같이 생겼네요
양주 불곡산의 복주머니 바위와 조금 비슷하지 않나요?
칼날능선이라 생각할 수도 있는 하늘금 바윗길.
왼편으로는 오싹할 만큼 가파릅니다.
능선 곳곳이 그저 조망명소입니다.
여기저기 산객의 모습이 보이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용궐산을 올랐기에~
마루금길도 앞 사람 발뒷굼치를 보며 걸어야 합니다.
바윗길을 넘어 계속 오르다가,
살짝 내려서니 어치계곡과 용굴로 갈라지는 느진목이랍니다.
용굴까지 다녀오기에는 시간과 체력이 불허하므로, (왕복 1.2km)
포기하고 정상을 향해 계속 오릅니다.
정상까지는 1km
지금까지 왼편 섬진강 화려한 경관이 펼쳐졌다면,
이제부터, 오른쪽 어치마을과 그 뒤로 남원의 산군들, 그리고 지리산방향의 조망이 시작됩니다.
북쪽 방향으로 당겨보니,
진안 장수의 산군들이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완만한 숲길이 조금 이어지다가,
된목 안부,
묘지 1기가 있고, 여기서도 용굴과 어치계굑으로 이어지네요.
정상까지는 아직 700m를 더 가야합니다.
목봉계단도 나타나고,
숲길로 이어지면서, 가파름도 심해지고요.
조그마한 바위를 넘어가며 바라본 정상의 모습입니다.
정상까지 가는 사람이야 많지 않겠지. 대부분 잔도길이 끝나면 되돌아내려가겠지.
생각이 오산이었어요.
정상직전에서 급하게 조망놀이 합니다.
천황산으로부터 흘러온 천황지맥의 풍악산 뒤로 펼쳐지는 지리서북능선
대간길 고남산의 모습도 보입니다.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광주의 무등산, 어제 올랐던 강천산, 그 옆으로 길게 드리워진 추월산,
백암산 자락까지도 선명합니다.
정상석 직전의 멋진 조망바위에서,
뒤로 무량산을 가운데 두고,
현란하게 펼쳐진 산하에 넋을 잃고,
쿵쾅거리는 포만감을 느껴보기도 합니다.
정상부는 북새통을 이루고,
유명 100대명산 못지 않은 인증샷 쟁탈전도 벌어지고요,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무량산과 벌동산. 벌동산은 용궐산의 암릉같은 또다른 용트림을 보여주고 있네요.
아침에 지나왔던 쳬계산 길다란 능선이 보이고,
남원의 문덕봉과 고리봉, 곡성의 동악산과 형제봉, 화순으 모후산과 백아산 별산
그리고 광주의 무등산.
올라온 능선을 돌아보니 오르내림이 거의 없이, 오름길만 계속 됨을 알 수 있어요,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 섬진강이 까마득한 저 아래 보입니다.
기산과 섬진강
기산 오른쪽 고개에서 내룡마을로 이어지는 임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하산후 산아래를 돌아가는 임도로 트래킹하여 주차장으로 회귀할 거예요
정상에서 기산방향으로 조금 진행합니다.
이곳이 용궐산 가장 높은 곳이고요.
조그마한 정상석은 얼마전까지, 데크가 있는 커다란 정상석 있던 곳에 자리했었는데
새로이 정상석을 만들면서 이리로 옮겨졌네요.
뒤 좌측 회문산 큰지붕,깃대봉, 우측 임실의 백련산이 날카롭게 솟구쳐 있습니다.
내룡고개가 보이고, 오른쪽이 내려갈 능선길.
능선 중간에 삼형제 바위가 보이는데,
왼쪽 아래로 돌아가는 길이 있어요.
산마루가 하얀연꽃같다고 붙여진 성수지맥의 백련산,
조선의 8대 명당 자리가 있고, 산림청 200산에 이름을 올린 산입니다.
정상 능선 끝의 암릉에도 데크 시설을 만들려 하나봐요.
기산방향의 가파른 암릉에 설치된 계단을 내려갑니다.
이후 잠시나마 암릉길이 울퉁불퉁 이어지고요~
삼형제 바위를 지나고~
가파르게 떨어지는 암릉을 내려서고요.
마루금길에서 귀룡정 방향으로 좌틀합니다.
계속 직진하면 내룡마을,
요강바위를 만나려면 내룡마을 방향으로 가야하고요
마루금에서 흙길이 지그재그로 연결되다가,
이후로 줄곧 돌계단길입니다.
로프난간이 설치된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고,
암튼 등산로 정비는 엄청 잘 되어 있어요.
오를 때처럼 측백나무와 판석길입니다.
더해서 자작나무 숲도 조립되어 있고요.
시멘트 포장도로
오른쪽으로 가면 내룡마을,
주차장은 왼쪽으로 가야합니다.
오른쪽 동산엔 구절초꽃동산,
임도를 따라 계속 직진하면 됩니다.
국토순례 행진 모드로 ~
단풍나무도 많이 심어져 있어요.
순창군에서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좋은 산행지로 만들고 있음에 감사드려요.
용굴로 올라가는 곳입니다.
여기서 용궐산까지는 2.1km,
귀룡정까지는 400m라 표시되어 있고,
귀룡정은 임도 아래 어디쯤?
장군목유원지에서 바라본 용궐산
자연의 신비함을 새삼 깨닫게 해주네요.
어느 해 20 여 명의 사람들이 중장비를 끌고 와서 무게가 25톤이나 되는 요강바위를 몰래 뽑아갔다. 도둑들은 요강바위를 경기도의 한 야산에 숨겨 놓고 살 사람을 물색했다.놀랍게도 바위 값은 10억 원이 넘었다. 수백 년 세월을 마을 사람들과 함께해 온 요강바위가 사라지자 장구목 주민들은 분개해서 바위를 찾아나섰다.수소문 끝에 야산에 숨겨진 바위를 찾아내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도둑들이 시치미를 떼는 바람에 마을 주민들은 법정 공방전까지 벌이며 눈물겨운 싸움 끝에 요강바위를 돌려 받았다. 그동안 요강바위는 전주지검 남원지청의 마당에 운반되어 있었다. 그런데 주민들이 남원에서 장구목까지 바위를 옮기려고 하니 중장비 사용료가 5백만 원이 든다고 했다.그러자 장구목에 사는 12가구가 돈을 각출해서 운송비를 마련했고, 마침내 요강바위는 4년 만에 원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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