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세상의 일상

♧산이야기/경기도

화악지맥길에서 만난 '송이송이 하얀 솜을~' 가덕산 / 가평

눈꽃세상 2019. 12. 22.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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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산 해발 858m

2019년 12월 21일

한국의산하 인기명산 300 (108위) 중 214번째 탐방






홍적고개 (가평과 춘천의 경계) 해발 374m

09시 15분.

 한북정맥 도마봉에서 분기한 화악지맥이 석룡산 화악산 응봉 촉대봉을 거쳐 이곳에 이르고,

오늘 진행할 몽가북계 능선을 따라 이어지다가

월두봉 보납산을 거쳐 북한강으로 내려앉는 코스입니다. 






홍적고개 스케치

춘천시 사북면 지암리 마장이마을과 경기도 가평군 북면 화악리 홍적마을의 경계를 이루는 고갯마루






홍적고개의 몽덕산 안내도

예전의 산행도에 없던 갈밭재 삼거리 이정표(북배산 0.7km, 계관산 3.3km 싸리재버스종점3.4km)

눈길을 끄네요.






임도 왼쪽 석축 위 헬리포트 입니다.

화악지맥의 촉대봉과 응봉을 올려다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미세먼지 나쁘다는 예보는 어긋나는 듯 싶었는데,

이후로 파란 하늘은 언감생심 이었어요.





홍적고개에서 200여미터 임도를 따라 오르다,

가드레일이 끝나는 곳 오른쪽으로 가파르게 짧게 내려가고

이내 다시 가파르게 오릅니다.

오름길 이후 능선에는 와이어로프와 철망으로 절개지를 감싸는 시설 아래

화악리 방향 화악지암길이 내려다 보이네요.





촉대봉의 모습을 뒤돌아보고,

방화선 능선으로 접어듭니다.





잣나무는 으례히 만나는 가평의 터줏대감.

방화선 옆으로 펼쳐지는 참나무 고목들과 때로 일본 잎갈나무.

한 고비 된비알을 크리어하며 만나는 이정표

(홍적고개 0.6km, 몽덕산 1.6km)





강한 빛이 스며드는 방화선길,

여기는 힐링 둘레길인가요?

거대한 참나무들이 가로수처럼 도열한 길을 낙엽 밟는 소리에 취하며,

눈덮힌 길 못지 않은 방화선 낙엽길에 빠져듭니다.






대간길 정맥길 지맥길

때로는 특징없는 뻔한 길을 왜 걷느냐 반문하던 내가.

이렇게 그 지맥길을 걷고 있어요.

"니가 게맛을 알아?" 처럼~


그렇습니다. 걸어봐야 우리 산의 참 맛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아주 초라한 생각이 밀려옵니다.






연륜이 느껴지는 방화선 양옆으로 도열한 참나무 고목 사이로

사열하듯 경건하게 지난 후,

또다시 가파른 길을 오르고 몽덕산 정상 0.7km 이정표를 만납니다.





오늘 가평의 최저기온은 영하 10도.

서서히 낮기온은 풀어지겠다는 일기예보이지만,

여기는 해발 600m가 넘는 산능선,

바람이 얼굴을 때리기 시작하고, 추위가 밀려들면서,

또다시 아주 가파른 길을 올라야합니다.


참나무 등걸에 걸린

'6.25전사자 유해 발굴 지역' 팻말

그 숭고한 희생의 덕으로 이렇게 산길을 걷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


가덕산 가는 길에 보았던 그 로프난간이 여기에도 있었으면 하는

엄청 힘든 구간으로 기억되는 곳을 오르고,,,,


햇빛 스며드는 마루금 ! 몽덕산이 반깁니다.




몽덕산에 오르니 몽~한 감정이 ^^ [10시 18분]






철망을 넘는 전사의 포즈 ?  ㅋㅋ

몽덕산으로부터 가덕산까지, 춘천방향으로 철망은 계속됩니다.

철망의 용도는 과거 춘천수렵장.

사냥과 클레이 사격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는데요.

사냥은 멧돼지 고라니 산토끼 꿩 등이 대상이고요.

사냥에 필요한 멧돼지를 풀어놨다나 어쨋다나~

지금은 어떤 상태인지 모르겠고요.

암튼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멧돼지 소탕하는 지금 상황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입니다.





몽덕산을 지나 내림길 막바지는 '납실고개'

납실은 춘천방향에 있으니, 철망으로 인해 통행이 불가해졌기에

고개의 의미가 무색한 곳이라네요.




납실고개 바닥을 쳤으니 이제 올라야합니다.

가덕산까지 로프난간이 세곳에 설치되어 있는데, 여기가 그 첫번째고요.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가덕산정상 1.4km, 몽덕산정상 0.8km 이정표가 반깁니다.





그 두번째 로프난간 된비알을 오르며 뒤돌아 본 모습

방금 지나온 된비알 마루금, 그 오른쪽 아래 몽덕산입니다.







숲 사이로 보이는 깨끗한 풍경은

이쯤에서 마감되는 듯 하고요.





홍적리에서 올라오는 산길과 만납니다. [11시 08분]

화악지맥 종주가 아닌 가덕산 산행이라면,

이 등로를 이용할 수도 있겠네요.





방화선의 또다른 묘미는 억새.

제 철을 넘기고, 그 규모도 소박하지만,

나름 신선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줍니다.





고갯길 이정표가 없는 곳에는

'반바지' 님이 걸어놓은 표지판이 그 위치를 알려줍니다.

'앵상골고개'




제법 운치있는 억새숲길도 즐기고요.






춘천방향 시야가 트이는 곳인데,

흐린날씨 덕에 조망은 엉망이지만,

그나마 용화산의 하늘벽이

'나 여기 있소' 라고 귀뜸하네요.




가덕산에서 흘러내린 삿갓봉과,

먼 뒤로 대룡산줄기인 듯 춘천을 둘러싼 능선이 희미하게 나타나고요.





뒤돌아보니 화악산은 이미 구름속에 갇혀 버렸어요.






가덕산 정상 [11시 30분]

조망권이 그리 좋지도 않은데, 시계는 흐리고,

바람이 차갑고~

후다닥 정상을 통과합니다.





가덕산 정상에서 조금 진행하면 삿갓봉 갈림터가 나옵니다.

봉긋한 이곳 안부 바로 아래 잡초 무성한 헬리포트가 있고,

먼저 도착한 산우들이 비닐쉘터를 차렸어요.

보이는 곳에서  바람의 영향이 적은 곳을 찾아

에너지 보충합니다. [11시 35분~12시]

손도 시려 얼른 손난로를  꺼내 들었네요.

강한 바람이 아니어도, 지금 한 겨울인데~

춘천수렵장 울타리는 보이는 그림 뒤쪽으로 이어지면서,

화악지맥길과 작별합니다.





헬리포트를 지나면서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집니다.

방화선이라 하기에는 좁은 길.

멀리 능선 뒤로 삼악산으로 여겨지는 봉우리가 보이네요.





내려선 안부는 전명골재 (해발 675m)

가덕산에서 1.1km를 진행했고,

큰먹골 갈림길 (5.0km)입니다. [12시 27분]

내려올만큼 내려왔으니 또 올라야겠네요.

구비구비 오르고 내리고, 앞으로도 계속 반복 되겠고요.





작은 봉우리 하나 넘어 만나는 퇴골고개 [12시 40분]

헉!

이름이  이상하기도 하거니와, 고사목의 모습도 기괴합니다.

퇴마 의식하는 거?






퇴골고개를 지나 완만한 능선을 가며 바라본 북배산의 모습.

싸락눈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눈꽃산행이 내심 기대됩니다 만,

사진으로는 구분이 안될 정도의 약한 눈발이네요.





세번째 로프구간을 오르면 북배산입니다.

오호 !  여기는 포스트 난간줄이 자일이네요.

산림청 200산의 이름값 일까요?

바닥은 얼어있고, 낙엽과 내린 싸락눈이 어우러져

제법 미끄럽네요.

난간줄을 잡고 오르지만 몹시 힘들어요.






로프난간이 끝나면서,

 곧바로 이정표와 함께 정상부가 나타납니다.






산림청 200산 북배산 해발 869.6m  [13시 20분]






춘천 방향으로 벤치 두개와 조망안내판이 설치되어 있고,

안내판 반대편에 정상석이 자리합니다.






북배산 정상에서 지나온 가덕산을 바라봅니다.

오른편으로 삿갓봉.





춘천방향으로 서상리와 신매저수지 정도 구별이 가능합니다.

눈발이 날리고 날씨는 점점 흐려지며,

춘천을 둘러싼 산군은 커녕 시가지나 들판도 보이지 않네요.






정상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능선을 따라 100미터 이동하며 만나는 이정표.

(먹골 등산로입구 3.8km)

여기로 내려가면 북배산흑염소농장이 나오는 곳입니다.




계관산 방향으로 조금 더 이동하여,

우측으로 계관산 3.7km 이정표를 따릅니다.






북배산에서 700m를 이동하며 만나는 갈밭재(해발740m)

싸리재버스종점(3.4km)으로 탈출로가 표시되네요. [13시 40분]






가야할 계관산 방향입니다.

흐릿한 모양의 계관산 가는 능선에 늘어선 작은 봉우리들

몇 구비를 넘나들어야 할지~





북배산정상 1.5km 지점에서 뒤돌아 봅니다.

가까운 거리임에도 실루엣으로 나타나는 능선.

눈발은 계속 휘날리고~





690m봉 인 듯.

오름길과 내림길에 목봉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정상부에는 달랑 벤치 하나 놓여 있어요. [14시 05분]





뒤돌아보니,

북배산은 아예 그 모습을 감추고 있네요.





여기가 도상의 자라바위인 것 같아요.

자일 난간줄과 스텐스(발디딤)도 설치 되어 있는 작은 암릉을 내려오는데,

눈이 쌓여 미끄러워 만만치 않았습니다.






떡갈나무 단풍은 떨어지지 않고

멋진 길을 열어 놓았고요.





싸리재 (해발615m)  [14시 40분]

계관산정상까지 1.2km.  싸리재버스종점까지 2.4km

반대편은 덕두원으로 표시됩니다.

시간과 체력을 감안해서 계관산 알현은 다음으로 미뤄야겠어요.





싸리재에서 버스종점 방향 골짜기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골짜기를 조금 내려온 후 능선을 돌아가는데,

좁은 오솔길이 낙엽아래 간혹 얼어있는 곳이 있어 미끄러워

아이젠을 착용합니다.

싸락눈은 함박눈으로 변하면서,

펑펑 날리기 시작하고, 참나무 숲  낙엽길 사이로 지난 흔적이

작품처럼 또렷하게 선을 그어갑니다.





참나무 능선길이 끝나가며 잣나무 숲이 나타나고,

눈발이 약한 나무숲에서 잠시 휴식도 취하고요.






잣나무숲을 가파르게 내려오니,

나무가지 사이로 저 아래 농가와 임도가 보이네요.





계곡으로 내려서며 싸리재버스종점 1.3km 이정표를 만나고,

곧이어 개천을 넘는 포장도로 곁으로 1.1km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15시 40분]

1km 조금 넘는 능선 하산에 거의 한 시간이 소요될 만큼

쉽지 않은 하산길이었어요.





도로를 따라 이동하며 만나는 이정표

이곳이 갈밭재에서 내려오는 곳이군요.





'급류위험 건너지맙시다'

하천을 가로지는 곳 마다 위험표지가 붙어 있어요.

지금도 물이 많이 흐르는 상태인데,

우기에는 정말 위험할 듯 합니다.

그런데;

하산 중에 폭우를 만나고, 여기에 도착하면?

집에 못 가잖아 ㅠㅠ





버스종점 700m 앞둔 지점에

계관산 등로가 나타납니다.

이쪽 등로가 조금 더 험하다는데,

내려온 흔적이 보입니다.





길가 몇 그루 산수유나무에는

열매가 그대로 달려 겨울을 지새고 있네요.





뒤돌아 본 화악지맥 능선

눈발은 서서히 약해졌고요.






계관산 지능선 방향으로 개천을 가로지른 출렁다리가 있는데

와이어로프로 연결했으나 발판등이 불안해 보여요.

어디로 통하는 다리인지~

다리 이름이 '은하교'인데

은하계로 가는 다리일까? ㅋㅋ


다리 아래 밭두렁 끝에 계관산 빗돌도 있고요.





도상에 단군성전으로 표시되는 곳이 있던데,

이 부근이 아마 그 곳일 것 같습니다.





여기가 싸리재 버스종점입니다. [16시 05분]

애초 여기에서 산행이 종료되어야하는데,

도로 공사 중이라서 391번 도로까지 나가야 합니다.

이후로 거의 4km 거리를 40여분 더 걸어야 했네요.





목동2리 청년회관 [16시 20분]






오수관로 공사 중 입니다.

포장도로 가운데를 커팅하여 관로와 맨홀을 설치 하였네요.

  이 공사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듯 합니다

하천으로 흘러드는 생활폐수 등을 흘려 보내겠지요.


몇 군데 더 공사 흔적을 만날 수 있습니다.


터벅터벅...

유쾌하지 않은 고된 발걸음으로

묵언수행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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