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세상의 일상

♧산이야기/경상도

양각산,수도산시코봉

눈꽃세상 2017. 7. 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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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이끼가 낀 마루금길을 호젓하게 가네요

바위 이끼에 일엽초가 많이 자라고 있어요







발길이 흔치않은 곳, 걷기에 포근한 느낌까지 발다닥에 전해지고요






흰대미산에서 이곳까지 잠시 비가 그쳤어요

비를 맞지도 않고 폭신폭신한 길을 걸으며 한적한 곳에서의 또다른 매력을 느끼죠





                                                                    땀과 빗물로 범벅되어

몸은 무겁고 행동은 무디기만 하지만

마음과 눈은 즐겁습니다.





 양각산이 가까이 다가왔어요







멋진 소나무 뒤로 운무가 춤을추더니 이내 산봉우리를 집어 삼켜버립니다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합니다.





요상스럽게 생긴 바위곁을 지나며 그림을 담는다는 게

빗물에 범벅된 손으로 만드니 이런 작품(?)이 나왔어요








빗방울은 굵어지고 풀섶은 서서히 길을 가로 막습니다.










신발까지도 젖어버리고, 절벅절벅 신발속의 빗물이 노래하고요.









그렇게 1km 남짓 수풀을 헤쳐나왔더니

이젠 바윗길이 반겨(?)주는군요

빗줄기가 다시 굵어지며 바람까지 불어대는군요

여름 산행에서 비를 만난다는 건 으례히 있을 수 있지만

바위 암벽에서 바람까지~

그렇지만 양각산 바로 아래서 포기하는 건 스스로도 도저히 용납되지 않죠









 내가 좋아하는(?)  로프도 있고요 ㅋ

바위는 미끄럽기 짝이 없고~

참~ 살맛납니다.







저 아래로 희미하게 심방마을이 보이고요






지나온  양각산 남쪽봉우리








 12시30분

소뿔처럼 뾰족한 양각산 정상이지만 제법 공간이 있어요

하지만 비바람 몰아치니 사진까지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요

빗물에 핸폰이 젖어 잘 눌러지지도 않고,

정상놀이 제대로 하지도 못한 채 수도산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북쪽방향은 계단이 설치되어 쉽게 내려갈 수 있어 좋아요






가야할 마루금능선은 숲이 우거지고 어디 길이 있는건지

분간하기도 힘들어요






산은 비구름에 꽁꽁 묶여있고







12시55분

준.희 님이 붙여놓은 1166m 표지판은 상처를 입은채 말이없고

암튼 조금씩조금씩 고도를 높여 걷고 있지만

빗줄기는 좀처럼 멎지 않고요





아뿔싸 !

길이 없어요. 잡목과 노박덩쿨에 갇혀버린 길~

그 길을 뚷고 나아가야 하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풀섶이 흔들리니 땡삐(벌)은 놀라, 이 와중에도 빗속을 비행하고요








암릉지대가 나타납니다.

수도산줄기에서 가장 뚜렷하게 확인되는 암릉이죠






비 바람에 우의는 날려 흐트러지고

또 그렇게 바윗길을 오릅니다.





앗싸 !

빗줄기는 잠시 멈추는 듯 하고, 지나온 마루금을 뒤돌아보며 잠시 여유를 찾습니다.






전혀 인적이 끊긴줄 알았는데

그래도 산악회 시그널이 몇개는 붙어있군요 ㅋ

수도산 양각산 여름산행 절대 비권장이에요









 아직 산길이 끝난 것도 아닌데, 비가 그치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만세를 다 외치고,,,






단지봉 왼쪽 먼 뒷편으로 가야산 칠불봉과 우두봉이 살짝 얼굴을 내밀었다가

이내 다시 구름속으로 숨어듭니다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김밥 한줄 채 먹지도 못하고 배낭을 챙겨

또다시 빗속 여정을 계속하죠






 13시 50분

시코봉에 도착합니다.

이름에 대한 유래는 모르겠지만 \

왜 이곳에 이런 정상석을 세워놨는지도 궁금하지도 않아요






지나온 길

숲길 암릉길이 멋지게 조화를 이루고요

그렇지만, 다시 되돌아 가라고 한다면 ㅠㅠ~





빗길 수풀이 두렵습니다.

이쯤에서 중탈하려고요. 수도산과 단지봉은 후일로 미루고요







 비는 내리지만 수풀이 가로막지 않아 너무 좋아요

사초숲이 참 아름다운 하산길이에요





14시 55분

임도가 끝나는 부분으로 내려서고요





그 길을 따라 잠깐 동안 알바를 하면서






산딸기도 몇개 따 먹어보고

되돌아 옵니다

내려선 곳에서 몇십보 지점에서 다시 숲으로 내려서는 길이 있어요







 숲길을 헤쳐나와 임도에 다달았어요






알바한 길이 이곳과 연결되는 것으로 짐작되요






15시 25분

포장도로로 나와 마을로 내려가고 있어요





수도산으로 직등하는 코스안내판

불석계곡을 통과하는 길로 예상되네요






수재마을을 지나고






수재마을의 별칭으로 다음과 같은 유래가 있어요



지금 살고 있는 마을 이름이 수재마을이다. 수재마을은 여러가지 전설이 있다.

전설이라기 보다 현실적으로 마음에 와 닿는다. 마을 어른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옛날에 뛰어난 수재가 산위에 살았다고 한다.

수재는 너무 빨라 도저히 따라 다니기 힘든 사람이었다는 것과 인간의 능력 이상으로 행동을 했다고 한다.

수재는  여러장소로 옮겨 다니면서 살았고 수도산밑에서 도를 닦는 여자라는 것이다.

이지역은 여러가지 종합해보면 도(道)와 관계가 깊은 것 같다.

 양각산 절벽 아래에 수재라는 사람이 살았다는 집터가 있다. 해발1000m에 위치해 있는 집터는 작은돌로 쌓아 올린 돌담이 10m에 이르고 물을 길어 먹든 옹달샘에는

 아직도 돌절구가 남아 있다. 마을사람들에 의하면 수재여자는 힘이 장사이고 곡식포대를 이고 뛰어다녔다고 한다.

 수재에는 아름다운 전설이 너무나 많다.

 신선이 살았다는 신선바위가 있고 학이 살았다는 사학골이 있다.

이런 여러가지 생각을 종합하여 마을의 별칭을 지어보기로 했다.

수재동천(秀才洞天)이다.

동천이란 이름은 여러가지 설이 있다. 신선이 살고 있는 곳으로 하늘과 맞닿아 있고, 선비들이 이 상향을 찾아 전국을 돌면서 마지막으로 회향하는 곳이라고 한다.

지리산 청학동과 화개마을 동천이라 부르기도 한다. 요즘 동천은 산이 깊어 조용하고 공부하기 좋은 명당터로 보면 되겠다.

남명 조식은 '유두류록'에는 청학이 노니는 폭포와 깊은 연못이 있고 거북이 숨어사는 곳이라고 하였다.

서산대사는 흔적도 없이 동천을 찾아다니며 수도했다고 한다.

수재마을은 동천의 여러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수도산을 배경으로 신선이 노는 신선대가 있고 학이 노니는 사학골과 폭포가 있다.

이런 생각이 항상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작은 마을 이나마 여기가 작은 동천이 아니겠는가?

우연히 수도산입구에 너럭바위처럼 생긴 자연석이 생각이 났다. 마을 주민들과 의논하여 마을 표지석을 세우기로 했다.

평소에 생각해 왔던  동천이란  이야기가 생각났다.

자연석을 운반하고 세우면서 주민들의 도움이 컸다. 평소 많이 도와주는 앞집에 사는 상영형님의 글씨를 받아 돌에 세기고 보니 멋짓 작품이 되었다.

수재동천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운 마을이 되길 기원해 본다. (복주머니 님 블로그 펌)




심방마을로 되돌아 왔어요

16시 40분 버스를 타고 거창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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