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기맥 가산 (해발 901.6m)
2021년 3월 27일
삼도봉 산행 후 비 내리는 길을 달려
오후 3시가 넘은 시각에 모래재(해발575m)에 도착합니다.
올라온 동쪽 금화자연휴양림 방향
전망대라 쓰인 표지 뒤 데크계단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언덕 위로 올라와 내려다 보니,
가산리 방향으로 공사가 한창입니다.
아마 산사태가 있었던 듯 하고,
모래가 많아 모래재라 했다는데~
잠시 숲길을 오르나 싶더니~
도로변 깍아지른 절개지 위로 등로가 연결됩니다.
비도 내려 미끄러운데,
후덜덜~
서쪽 금화휴양림 방향 골짜기.
시계가 몹시 안좋아요.
빗물 머금은 진달래가 더욱 청초해 보입니다.
안개 자욱한 황량한 숲 오르막길
쌀쌀한 날씨에 옷 속으로 땀까지 흐르니,
이 상황을 어떻게 표현할 수 없네요.
가산산성의 끝자락인 듯~
서문과 북문 이정표가 있는데
어디로 가야할 지를 묻습니다.
'난 가산 정상으로 가야 해 !!!'
바위 암릉 옆으로 통과.
저 뒤쪽이 절벽인지 어떤지도 모르겠고요
황량한 벌판에 외로운 노송 한 그루!
어디로 가야 하나 ?
♬ 물어봐도 대답이 없네요 ♬
아마도, 서문 근처의 암문 같아요.
서문 이정표.
모래재에서 2.7km.
가산바위까지는 0.6km
암튼 가산에 왔으니,
가산바위는 만나야지요.
구조 표지목
팔공 03-06
그저 길의 흔적을 찾아 따라 가는게 할 수 있는 모든 것 입니다.
가산바위
가산산성 서북쪽 성벽 사이에 위치한 바위로 가암(架岩)이라고도 부른다. 이 바위 상면은 약 270㎡ 규모의 넓은 평면으로 되어 있으며, 사방을 훤히 전망할 수 있어 대구광역시의 전경을 한 눈으로 볼 수 있다. 바위 상면 동단에 큰 구멍이 나 있는데 전설에 의하면 신라시대 고승이었던 도선(827~898)이 산천을 편력하면서 지기를 잡기 위해 이 구멍에다 쇠로 만든 소와 말 형상을 묻어지기를 눌렀다고 한다. -안내판-
대구 시내는 커녕,
아무 것도 보이는 건 없고
비바람만 세차게 불어댑니다.
'생긴 것이 무학산 시루봉과 닮았구나' 라는 생각만 들고~
부리나케 바위를 내려갑니다.
가산바위 오름 계단.
중문에 당도합니다.
어디로 가야 정상인지~
이 동네 이정표에는 '정상'을 알려주는 것에 대해
무척 인색한 것 같아요.
이리 저리 헤매다
길도 없는 산속에서 만난 개복수초
그저 높아 보이는 곳을 향해
독일병정처럼 진격합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만난 것처럼
무척 반가운 평상.
평상이 있다는 건, 길을 찾았다는 것 !
맞습니다. 맞고요.
근처가 가산 정상입니다.
가산성 장대터가 현재의 가산 정상입니다.
架山 (901.6m)
동쪽으로 한티재를 지나 팔공산과 이어지며,
팔공산 서쪽 산줄기 끝자락에 위치하여,'가사산' 갓(가장자리)산이라 한 것을
한자로 가산이라 표기한 것이라 전해집니다.
7개의 봉우리로 되어 있어 칠봉산이라고도 하는데,
7봉이 7골짜기를 이루어 칠곡(七谷)이라 한 것이 오늘날 칠곡군이 되었답니다.
장대터가 보전할 가치가 있다 치더라도,
정상석을 금줄이 둘러진 안쪽에 세운 건, 조금 이상합니다.
금줄을 빗돌 뒤로 설치하거나, 빗돌을 금줄 밖으로 내 놓으면 안되었는지,
도대체 어느 누가 이런 발칙한 생각을 하셨는지,
무척 존경 (?)
~은 개뿔이나!
기와조각 같은데,
이것도 모아서 정성스레 쌓아두었어요
안개 자욱한 이 황량한 공간에서
용바위 유선대는 언감생심,
동문 또한 어찌 생겼는지 전혀 관심이 가질 않네요.
중문에서 떨고 있는 내 모습.
ㅋ~
처량하기까지 합니다.
이리저리 다녀도 그저 뿌연 안개 속 !
정상석을 만나봤으니, 왔던 길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어요.
언덕 위 외로운 노송.
선산 지키는 고목처럼 서 있는 그 곳을 다시 지나갑니다.
갈 때는 미처 찾을 수 없었던 황학지맥 분기점 팻말이 보이고~
이제부터 가파르게 내려가야 합니다.
황학지맥 (黃鶴枝脈)
경북 칠곡 소학산과 마주하고있는 황학산을 모산으로
팔공지맥 가산(901.6m) 북서쪽 1.5km지점 851.1봉에서 서쪽으로 분기하여
오계산, 실봉산, 백운산, 황학산을 지난후 소학산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자봉산, 장원봉, 용재산, 용산, 마천산, 죽곡산을 거처서 금호강이 낙동강에
합수하는 달성군 다사면 죽곡리 강정마을에서 맥을 다하는
41.1km의 산줄기이다
와중에 야생동물 감시카메라가 보입니다.
축 늘어진 내 모습이 저기 담길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더욱 처량해집니다.
항상 그러하듯,
산행이 끝나려하니 날이 조금씩 개기 시작합니다.
다시 진달래꽃 핀 절개지 험간 길로 진행하고~
전망대가 보이고~
군위 부계 방향,
오른쪽 팔공산 자락은 아직도 구름속에서 헤어나질 못합니다.
길을 뒤돌아 보며 전망대로 내려섭니다.
가산로에서 바라본 전망대.
칠곡운암역근처 조방낙지
어둠이 깔린 북대구 칠곡
가느다란 빗줄기 속에서
분주했던 오늘 하루!
그 길었던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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