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세상의 일상

♧산이야기/강원도

설악의 마터호른 가리봉

눈꽃세상 2021. 5. 31. 15:28
SMALL

2021년 5월 15일

300명산 중 접근성이 가장 어렵다는 가리봉을 오르기 위해 안가리골에 도착합니다. (06시)

농로에서 바라본 삼형제봉의 암봉

 

 

 

 

여기는 항상 고추만 심는가봐요.

어느 산행기에든 고추밭이라고 하는 걸 보니까요.

아래 밭둑 밑에 개들이 모여 살고요. (아! 목줄을 다 매어 있으니 겁 안먹어도 되지만, 많이 시끄럽죠)

암튼 진입금지 출입금지, 머 이딴 거 있으면 오케이~

 

 

 

 

고추밭 뒤로 곧장 직진해서 묘지 두개를 지나기도 하고,

가파르게 10여분 오르면 능선길에 닿고요

그 능선을 따라 계속 오르면 간이 쉼터가 이렇게 나타납니다.

혹 부서질세라 않지는 못하고, 조금 더 진행하면 누워쓰러진 고목을 넘어야 하는데, 거기서 잠시 쉬어 갑니다.

이쯤이 램블러앱 상 고도900여m

참고로 시작 점 고주밭이 고도700m 가량됩니다.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참나무 곁을 지나고요.

 

 

 

 

겨우살이는 아직도 푸르름을 자랑합니다.

 

 

 

 

등로에 잘 관리되는 듯한 묘지를 만나면 해발 천m 부근으로

진행 방향 숲 사이로 살짝 능선이 보이기 시작하는 구간입니다. (07시15분)

 

 

 

오름길 왼편으로 주걱봉이 그 위용을 드러내고,

간간이 연달래가 피어났어요.

 

 

 

 

 

고도 1150쯤 되는 능선으로 오르기 직전 등로에서 살짝 비켜서서 

잠시 숨고르기 하며 바라본 건폭입니다. (07시 45분)

짧게 암릉 마루금을 거치고, 잠시 횡보하다가 가리분맥능선까지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야 합니다.

로프 같은 게 있을리도 없을테고,

네 발을 사용하는 구간이 많아집니다.

 

 

 

 

조그마한 암봉이라 해도 될 듯한 작은 봉우리로 올라서기 직전입니다.

 

 

 

 

이렇게 보이지만 엄청 가파른 길이고,

내려갈 때는 제법 어렵사리 진행해야 할 것 같은 구간입니다.

 

 

 

 

가파른 흙길이 조금 완만해 지면서 만나는 커다란 바위동굴

곰이라도 들어 앉았을 것 같은~

 

 

 

 

소가리봉과 공룡의 발톱이 숲사이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전나무꽃과 너무 잘 어울리는 주변풍경

 

 

 

 

암릉을 타고 진행합니다. (08시 30분)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우비를 꺼내입었어요.

고지대라서 가벼운 추위가 엄습하기도 합니다.

 

 

 

 

두루미꽃이 보이는데 잎에 빗방울이 맺혀있어요.

 

 

 

 

칠형제 참나무

 

 

 

 

산아래 모습이 조망되기 시작합니다.

가리산리 마을 뒤쪽 희미하게 한석산과 응봉 능선도 나타나고요

 

 

 

 

당겨본 안가리골.

앞 오른쪽 능선을 타고 올라왔어요.

 

 

 

 

드디어 가리분맥 능선으로 합류합니다. (08시 50분)

굼벵이 걸음으로 거의 세시간이 걸렸어요

멋진 조망처가 있어요.

서북주능선 상의 귀때기청과 안산이 마주보이고, 저 아래 장수대 골짜기도 조망할 수 있는 곳입니다.

 

 

 

가야할 능선길

첫번째 왼쪽 암봉은 커다란 암벽 아래서 오른쪽으로 우회합니다.

가운데 뒷편이 가리봉, 오른쪽이 소가리봉 (소갈머리? ㅋㅋㅋ), 그 아래 공룡발톱.

산사태의 흔적도 여러군데 보이네요.

 

 

 

 

서북주능선과,

앞의 가리12연봉 능선이 푸르른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어요.

 

 

 

 

진행하면서 바라본 방금 전 올랐던 조망처 암봉의 모습

 

 

 

 

다시 오름길 곁에 한평 남짓한 절벽 위 안부 조망처에서 바라본 환상적인 주걱봉의 모습

 

 

 

 

금년에 진달래는 그리 많이 보지 못했는데,

여기서 이렇게 화사한 모습을 대할 줄 꿈에도 몰랐어요.

 

 

 

 

능선 마루금길 조금 내려선 골짜기에 2등 삼각점이 있네요.

 

 

 

 

진달래 무리 뒤로 녹색 그라데이션으로 치장한 12연봉을 감상합니다.

 

 

 

 

 

정상이 가까워지고,

키작은 전나무들과 고사목들이 잘 어우러진 풍경을 연출합니다.

 

 

 

안개구름이 산아래를 휘감기 시작하고,

분홍빛 진달래는 그 색감이 더욱 고와지고 있어요.

 

 

 

 

 

올라온 능선을 뒤돌아 봅니다.

 

 

 

 

정상으로 가려면 이런 암릉코스도 지나야 하는군요.

암릉구간을 두려워하는 내게는 이정도도 엄청 난코스 ㅠㅠ~

 

 

 

드디어 해발 1518m 가리봉 정상석을 대합니다. (09시 45분)

 

 

 

 

자양6교에서 올라왔다는 일곱분의 산객들이 주걱봉을 향해 내려가고~

 

 

 

 

한국의산하 300명산, 283번째 산행 인증합니다.

바람이 살짝 불면서 추위를 느낄 수 있는 날씨지만, 가랑비는 다행히 멎었어요.

안개가 산허리를 돌아들면서 운무쇼를 펼쳐줍니다.

한계령과 대청방향은 전혀 구별할 수 없고요.

 

 

 

 

 

정상에서의 숨가쁜 환희를 뒤로하고,

아쉬움 가득 머금은 채 가리봉을 내려섭니다.

활짝 핀 진달래가 환송해 주네요.

 

 

 

 

운무가 휘도는 소가리봉

 

 

 

 

금년에는 더 이상 진달래를 볼 수 없겠네요.

영취산에 가서도 즐기지 못했던 진달래꽃놀이, 여기서 마냥 즐겨봅니다.

 

 

 

 

오른쪽으로 천길 암벽

기이한 바위 뒤쪽으로 암릉길이 있지만,

왼편 아래쪽으로도 길이 있지요 

 

 

 

 

한평 조망처로 내려와

아쉬음에 멋진 조망을 눈에 새겨 넣습니다.

 

 

 

 

마루금 조망처에서 조금 내려온 곳.

왼편으로 안가리골 내려가는 길, 오른쪽은 주걱봉으로 가는 길입니다.

 

 

 

 

가파른 내림길 한켠에서 만난 큰앵초꽃

오를 때는 못 보았는데,

그 사이에 비 맞고 피어났나? ㅋ

 

 

 

 

하산길 멀리 주걱봉에서 인기척이 들립니다.

조금 전 정상에서 만났던 분들이 주걱봉에 오르는 모양이에요

에휴 무셔라!

 

 

 

정상 능선을 새기고 숲길로 내려섭니다.

 

 

 

 

다시 날머리 (13시 30분)

콩닥콩닥 가슴이 뜁니다.

언제나 비탐 구간의 경계점은 괴로워요 ㅠㅠ

9km 정도의 산행길에 7시간 30분이 소요되었어요.

안내산악회 산행할 때도 항상 꼴찌했는데,

점점 더 느려터진 거부기가 되가고 있네요

 

 

 

 

(획득고도와 그래프는 오류임)

 

 

 

 

혹시 국공 직원이 따라올까 봐 멀리멀리 도망(?)쳐서 점심을 먹었어요.

가리봉에서 내려와 홍천 가리산 입구에서 민물새우 수제비와 감자전으로 에너지 보충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