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18일 13시 30분
사명산에서 바라본 파로호
09시 10분
양구행 버스는 한적한 길가 정류장에 나를 떨궈놓고 매정하게 터널속으로 사라집니다.
보이는 건 도로와 터널 그리고 다리.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해야할까 ~ 첩첩 산중 한복판 도로에서 잠시 어리둥절 합니다.
사전에 검색했던 웅진리 마을을 나타내는 건 오직 버스정류소 하나뿐이고~
정신을 가다듬고 이리저리 찾아보니, 다리 아래로 또다른 도로가 보입니다.
버스정류장에서 춘천방향 왼쪽편으로 돌아내려가는 길이 있고,
그 길은 소양호 호숫가를 돌아나오는 길이고
웅진리로도 연결되었습니다.
'개복숭아골'
정감 가는 이름입니다.
웅진리까지 가는 길가로 세워진 표지목이고, 뒷편 벌통이 보입니다.
길가의 벌통 ! 그 만큼 오지라는 반증일 수도 있네요
그러고 보니 웅진리 수인리 마을의 산어귀에서 벌통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토종벌꿀을 수확하겠죠
버스정류장에서 10여분 넘게 걸어와 만나는 저고리골
200대 명산에 속하는 사명산의 주된 들머리인 만큼 주차장도 있고요
그렇지만 주차장 뒤 마을로 사명산 등산객 차량 마을로 들어서지 말라는 안내판이 붙어있어요
'저고리골'의 유래를 읽어보니
뱀이 나타나 저고리만 벗겨 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이라는 설명이 표지석 아래 쓰여져있어요
왜 뱀이 나타났는지 ?
누구 저고리?
암튼 쓸데없는 상상의 나래를 펴며 마을로 위풍당당 들어갑니다 ㅋ
산골마을임에도 별장 뺨치는 가옥들과 태양광 전지판 등등
간간이 보이는 가옥들이지만 도회지 부러울 거 하나 없을 듯 합니다.
뒷편 산 왼쪽이 무량사인듯 하고요.
그 오른쪽으로 보이는 절개지 부분의 오른쪽이 사명산의 들머리가 될 거예요
(도로를 따라 선정사까지 더 진행하여 오르면 산행 지름길인데~)
뒷쪽 주능선에는 녹지 않은 눈이 쌓여있는 모습이네요
산촌 휴양관 팬션(09시 40분)
포장된 도로를 따라 계속 오르고 있는 중입니다.
주차장으로부터 2km 떨어진 들머리입니다.
30분이 소요되었어요
마을 상수원 물탱크 옆 양지 잔디쪽에서 어설프게 컵라면으로 아침을 대신하네요
등로 옆 계곡은 물이 얼어붙어 빙판을 이루었어요
살짝 '얼음지치기 놀이' 중
등로는 잘 닦여져 있어요
축석처럼 다듬어 계단을 만든 곳도 여러군데 발견할 수 있고요
누가 만들었을까?
계곡길에서 처음 만나는 구조표시목입니다.
계곡을 벗어나며 능선길 가는 중에 임도를 만납니다.
군사용 도로인지, 아니면 낙엽송등 벌목을 위한 임도인지는 모르겠지만
7부능선을 굽이굽이 돌아가네요
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된비알 산길을 오릅니다.
웅진리에서 3.5km, 사명산 마루금에 올라섰어요
고도가 1000m를 넘기고 눈이 쌓인 마루금길이예요
안대리는 양구군청방향이고요
사명산 2.4km, 그렇다면 웅진리 마을 주차장에서 사명산 정상까지는 6km
결코 짧지 않은 코스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는 겨우살이 딱 두 송이
겨우살이가 살고 있으니 고지대임은 틀림없네요
참나무 숲만 거듭되다
노송군락이 나타나이 이또한 반갑지 않을 수 없어요
멋진 노송을 배경으로 인증샷
약간의 오르내림이 계속되는 마루금길
어쩌면 지루함마저 들 지경입니다.
원목 벤치가 있는 곳에서 잠시 휴식합니다.
따뜻한 커피 한 잔
겨울산에서의 별미 중 별미죠
이곳으로 올라오면 빠른 길인데~
아마 선정사를 통해 오르는 등로일 것 같아요
이제 후회해도 소용없어요
2km 정도를 우회하여 올라온 셈이네요
가스가 뿌옇게 끼었어요
참 재미있는 나무이름 풀이를 적어놨어요
오디가 맛있어 방귀를 뽕뽕 뀐다해서 뽕나무
산길을 가다 짚신 바닥이 해지면 짚신 바닥에 깔아 사용한다고 신갈나무
떡을 쌀만큼 넓은 잎을 가진 참나무라 하여 떡갈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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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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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마루금길은 눈이 많이 쌓여있고,
오늘 이 산길을 걸은 흔적은 무량사 입구 승용차에서 내린 두명 뿐입니다.
등로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러셀을 따라가야 하는 곳도 간혹 나타나거든요
구비구비 돌아드는 파로호의 모습을 한참 동안 넋 놓고 바라봅니다.
시정이 좋지 못해 조금은 아쉽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산이 주는 충분한 보상이라 생각해요
사명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소양호 방향이고요
저 멀리 어디쯤 설악산이 자리할텐데~
날씨는 점점 더 흐려지고~
13시30분 해발 1198m 사명산 정상입니다.
흐리지만, 기온은 영상입니다. 아침기온은 영하7도 정도였는데
바람 한 점 없고 너무 포근해서 30분 넘게 머무르며 에너지보충하고요
오를 때와는 달리 추곡리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이렇게 거칠고 험한 곳이 있어요
이 나무는 왜이리도 많이 꼬였을까요
내가 지금 이런 생각할 때인가?
갈길이 캄캄한데~
내려서니 다시 오름길이 나오고
마루금길 어떤 곳은 키만큼이나 높이 눈이 쌓인 곳도 있고~
올라선 봉우리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길이에요
마루금길 내내 오르고 내림이 반복되고요
마루금길로 올라서서, 정상을 포함하여 칠성탑까지 가는 동안
열두어개의 봉우리를 넘나 들어야 하는데
단 한 곳도 정상을 비껴 우회하는 법이 없어요
고작 몇미터 아래로 우회하기도 하지만, 거의 정상을 통과하는 마루금길이에요
봉우리하나를 또 넘어갑니다.
그리고 다시 나타나는 봉우리
혹시 저곳은 우회길이 있지 않을까?
역시나 아니올씨다~ 입니다 ㅋ
또다시 오름길 ~
지겹고 힘들고,,,
날씨는 잠깐 햇빛이 나타났다고 사라지고, 더욱 흐려지기만 하고.
혹 비라도 오면~
걱정이 앞섭니다.
웅진리(선정사) 갈림길
계곡길보다야 능선길을 선호하니 걍 능선길로 계속갑니다.
슬슬 얼굴에 심통기가 발동하나 봅니다 ㅋㅋ
기나긴 마루금능선 여정에 몸도 피곤하고 마음도 많이 지쳤어요
지나온 길을 또다시 돌아보니
제법 많이 내려온 듯 싶었는데
그리고 또 된비알을 내려가며 로프난간줄을 잡고 의지해봅니다.
허이구~ 또 올라가요 또~
그러고 보니 또다시 1004고지~
천미터가 넘는 봉우리네요 ㅜㅜ
거리상으로 2km를 넘게 걸었지만
아직 높이로는 200미터도 못내려온 셈이에요
살짝 얼굴을 내민 태양이 솔가지에 걸려 꼼짝못하고
시간은 어느덧 오후 네시를 넘겼어요
아하 !
잊고 있었어요. 칠성탑이 있었다는 것을~
누가 언제 왜 쌓았는지 모르지만,
이 높은 곳에 이렇게 존재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신비롭습니다.
수인리 칠성탑 (오후4시5분)
정상에서 이곳까지 딱 두시간이 소요되었어요
건너편 바위절벽과 사이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요
엄청 가파른 길이고요
맞은편 바위절벽위에서 바라본 모습이에요
저 아래 수인리 마을과 소양호가 보이고요
철난간이 없으면 무척이나 위험할 것 같아요
암튼 문바위의 경치가 사명산에서 으뜸일 듯 싶어요
양쪽으로 절벽을 이룬 문바위
문바위를 통과합니다.
계속되는 목봉계단길
또다시 목봉계단길
끝이 없어보입니다.
목봉계단이 끝나고 이제부터는 계곡옆으로 길이 연결됩니다.
도상으로 절터라고 표시되는 곳이고요
이렇게 계곡을 따라 내려갑니다.
산길이 끝나고 임도로 나왔어요
문바위로부터 1.6km, 여기서부터 수인리까지는 2.1km, 이정표가 있고
흥덕사와 갈림길이에요
길가로 돌탑을 나란히 쌓았고요
개인농장이며, 산나물 임산물등을 채취하지 말라는 경고가 붙어 있어요
수인리 마을 앞 도로에서 우측으로 나가면 만나는 도로교각 아래입니다.
소양호가 보이고요
계속 우측으로 가면 수인리 4거리가 나오는데
확실히 알 수가 없으니 일단 다리 위쪽으로 올라갑니다.
엄청가팔라서 접었던 스틱을 다시 빼내 사용합니다.
여기에는 계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수인리 90m 표지판이 보여요
갈림길 이정표일테고요
춘천방향 수인리터널이 보이고
그 앞이 수인리 사거리입니다.
왼쪽으로 수인리로 연결되는 도로가 있어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양구-춘천 버스가 오후 6시15분 도착합니다.
오름길 7km, 내림길7km
14km의 산행을 마치고 버스에올라 춘천역으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