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봉을 내려서며 조망처에서 바라본 억산
억산은 ‘수많은 하늘과 땅과 그리고 우주’라는 의미의 억만건곤(億萬乾坤)에서 유래된 것으로
‘하늘과 땅 사이의 수많은 명산 가운데 명산’이라는 뜻이랍니다
천황산에서 참 궁금했던 이 거대한 바위
이름이 '쪼개진바위'랍니다
위로 올라보면 정상석이 있는 바위와 아래에서 올려볼 때 보이는 바위의 중간이 떨어져 있어요
아래쪽 거대한 바위 어디쯤 정말 쪼개진 부위가 있을지는 모르겠고요
꼭집어서 표현하자면 1봉 2봉 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문바위방향으로 억산2봉이 있으니 그렇게 표현하기도 그렇고~
암튼 북한산의 인수봉이나,설악달마산을 떠올리게하는 거대한 암봉입니다
그 옛날 억산 아래 대비사에 주지스님과 상좌가 함께 기거하며 수도에 정진하고 있었다. 하루는 스님이 자다가 일어나 보니 옆에 자는 상좌의 몸이 싸늘했다. 이튿날 역시 자다가 일어나 보니 상좌가 어디를 나갔다가 들어오는 것을 봤다. 스님이 “어디 갔다 오느냐?”고 묻자 “변소에 갔다 오는 길입니다”하고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데 몸이 역시 차가워 이상하게 여겼다. 이튿날 스님이 자는 척하고 있으니 상좌가 가만히 일어나 스님 코에 귀를 갖다 대는 것이었다. 스님이 일부러 코를 골며 자는 척 하였더니 상좌는 옷을 주섬주섬 걸쳐 입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스님이 뒤를 밟기 시작했는데, 억산 아래 있는 대비못(박곡지)에 이르자 상좌가 옷을 훌훌 벗고 물에 뛰어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러자 못의 물이 쫙 갈라지고 상좌가 이무기로 변해서 못 안을 오가며 잠시 수영을 한 후 다시 옷을 입고 산을 오르는 것이었다. 산 능선을 넘어 운문사 쪽으로 급경사 진 곳(속칭 이무기못안)에 이르자 상좌는 또다시 웃옷을 벗더니 커다란 빗자루로 돌을 쓸어내리는 것이 아닌가. 신기하게도 상좌가 비질을 하자 크고 작은 돌들이 가랑잎처럼 쓸려 내려가는 것이었다.
스님은 눈앞에 펼쳐지는 놀라운 광경에 큰 소리로 “상좌야 거기서 무얼 하느냐”하고 묻고 말았다. 이에 놀란 상좌가 뒤돌아서 스님을 보고 “1년만 있으면 천년을 채워 용이 될 수 있는데, 아 억울하다”며 크게 탄식했다. 이어 갑자기 이무기로 변해 하늘로 도망가면서 꼬리 부분으로 억산 봉우리를 내리쳐 70여m나 되는 산봉우리가 두 갈래로 갈라졌다고 한다.
'팔풍재' 입니다
산내면 송백리에 팔풍마을회관이 있는데, 팔풍의 유래는 모르겠고요
우리 마음을 흔들어 움직이는 8가지의 현상. 이(利), 쇠(衰), 훼(毁), 예(譽), 칭(稱), 기(譏), 고(苦), 락(樂).
팔방(八方)에서 불어오는 바람. 동북 염풍(炎風), 동방 조풍(條風), 동남 혜풍(惠風), 남방 거풍(巨風), 서남 양풍(涼風), 서방 요풍(飂風), 서북 여풍(麗風), 북방 한풍(寒風)
운문산에서 억산까지의 능선에서
석골사로 빠질 수 있는 탈출로는 여러군데 있습니다
70여미터나 되는 거대한 바위 아래서 올려다 보았어요
왼쪽으로 돌아서 계단으로 오를 거고요
지나온 삼지봉과 가운데 범봉, 그 뒤로 운문산입니다.
저 위에 무엇이 있길래~
암벽틈으로 원추리가 꽃을 피웠습니다.
잘 만들어진 계단덕에 이무기가 흩어내린 너덜밭을 지나가지 않아도 편히 오를 수 있군요
데크계단길에서 바라본 쪼개진 바위 하단암
하단암 정상부에 케언
누군가가 제일 꼭대기에 억산이라고 써놓았어요
작은 발상 하나가 큰 봉사를 하고 있는 셈이죠
(적어도 기념샷을 위해서는 ^^)
저 아래쪽 암벽 가까이 가고 싶지만
하산길이 바쁘니 참아야겠어요
가운데 운문산, 왼편 뒤로는 가지산, 오른편 뒤로는 천황산이 자리합니다.
앉아있는 바위 뒤로는 절벽이고요
이무기가 꼬리를 내리쳤다는 곳이 이곳일까요?
이리로 다시 내려가서
앞의 암벽 왼편 숲으로 돌아 오를 것입니다.
오른쪽 소나무 숲 맨 위쪽이 억산의 정상부입니다.
해발 944m 억산. 16시30분입니다.
마음은 구만산으로 향하지만
어찌 마음대로 다 할 수 있겠습니까?
욕심을 내려놓고 석골사로 내려갑니다.
능선을 내려와 조망처에서 억산을 되돌아 봅니다
쪼개진바위의 위용은 먼발치에서 봐도 대단합니다
용의 정기는 아니더라도 억산의 기운을 가슴으로 흠뻑 들이키고 말이죠 ^^
운문산을 가리던 GAS가 많이 걷혔군요
웅장하면서도 편안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밧줄구간이지만 로프에 의지하지 않고도 내려설 수 있어요
그래도 조심조심
이 구간의 소방구조 위치목은 억산 1부터 5까지
상운암 방향의 임도와 만났어요
시간은 벌써오후 여섯시를 넘어섰네요
운문산 억산하면 빼놓을 수 없는 석골사 대문입니다.
일주문이라 해야되는지 아리송하기도 합니다만,,,
대롱을 통해서 물이 흘러나왔던 듯 한데
지금은 그 용도조차 기억하기 힘든 가뭄의 한가운데 있으니 어쩌겠습니까?
비소식이 있기는 하지만 잔뜩 찌푸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비 한방울 떨어지지 않는군요
물이 겨우 줄기만 이어가는 폭포(?)
유명한 석골폭포는 조금더 내려가서 냇가 주차장 옆에 있고요
물도 거의 흐르지 않고 갈길도 바쁘니 그냥 패쓰합니다.
산님들의 블로그에 자주 등장하는 청림산장이군요
오늘도 누군가가 1톤 트럭 앞에서 오리를 굽고 있고요
오리를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또 패쓰~
사과가 주렁주렁 달렸지만...
가슴 아프게도 6월2일 내린 우박의 흔적이 보입니다.
더 이상 가뭄이나 태풍, 병충의 피해 없이
빨갛게 익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원서리 마을길에서 바라본 억산의 모습
24번 국도로 나옵니다.
원당마을 입구 버스 정류장에 오후7시25분(밀양행 얼음골) 버스가 있어요
기다리면서 음료수등 사서 목을 축이고~
농어촌버스인줄 알고 뛰어갔더니, 노선직행버스였어요
고맙게도 태워주시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