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세상의 일상

♧산이야기/전라도

조릿대와 대숲의 추억 / 모후산

눈꽃세상 2019. 8. 2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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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25일

모후산 해발 918.8m

한국의산하 300명산(280위) 중 195번째 탐방





 화순군 동북면 유천리 들머리에 도착합니다. [11시 10분]

보이는 왼쪽으로 최씨부인 생가와 유치재로 오르는 길,

직진하여 편백숲을 통해 용문재로 오르는 길입니다.




산삼과 인삼재배에 관한 이야기가 쓰여있어요.






모후산 등산 안내도 입니다.

붉은 선으로 표시한 것이  진행한 산행도입니다.





화순 유천지구 농업 농촌테마공원 곁을 지나갑니다.

앞 산마루금에 모후산 강우레이더가 보입니다.

그렇다면 오른쪽 능선이 용문재로 오르는 산행로 일테고요.

시쳇말로 오늘 거져먹는 산행인 듯 착각 합니다.






깜짝 놀랄만한 화장실 !

주차장이 넓기도 하지만, 넓고 깨끗한 화장실에 탄복했어요.





산삼의 원조인 만큼 산양삼도 빠질 수 없겠네요






남도의 가로수로 흔히 볼 수 있는 베롱나무가 그 화려함을 뽐내고 있어요






공원 윗쪽으로 정자가 있고,

여기서 부터 뭔가 잘못 되어가고 있었는데,

이때까지는 전혀 깨닫지 못하고~

.

.

사후에 확인해보니

아래 그림에서 화살표로 표시된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가야

편백숲을 통해 용문재로 갈 수 있습니다.




감시초소가 있으니,

당연히 여기가 산행들머리로 착각을 한 거죠. [11시 21분]

용감하게 직진합니다.





시멘트 공굴다리를 건너고,

체인금줄을 넘어 계곡 곁을 따라 계속 오릅니다.

고속도로에서 차창으로 살짝 빗줄기가 보였지만,

지금은 햇빛도 없는 적당한 날씨에 마음은 훨훨~





팥배나무 열매가 서서히 익어가는 계절 !

벌써 처서가 지났어요.





아랫쪽 산우가 나오는 곳은 계곡물놀이를 위한 입구,

왼쪽으로 진행하던 산우 중 돌아나오며 길이 끊겼다는데~[11시 28분]





희미한 오솔길을 따라가며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의 상쾌함에

콧노래까지 룰룰랄라 ~





왼쪽 능선을 타고 오르다 아니듯 싶어,

다시 뒤돌아 내려서서 계곡을 따라 진행합니다.





어느 곳으로 갈지 갈팡질팡하는 산우들의 모습을 뒤로하고

용감무쌍하게 진행하니,

왼편 능선으로 오르는 희미한 흔적이 나타나고

뒤이어 조릿대 무성한 숲이 나타나는데

오호!

무성한 숲 사이로 길의 흔적이 뚜렷합니다.

유레카 !!  [11시 31분]





오지, 오지 했지만

가평 대금산에서 산길을 잃고 헤메인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다시 이 먼 남도의 산골짜기에서 키높이 조릿대와 전투하며

가파른 능선을 오릅니다.




날카로운 조릿대잎은 마치 칼날처럼  얼굴에 파고들고~

발아래 뭐가 있는지 숲속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조바심과 두려움에

덜덜 떨며 진행합니다.

다른 일행들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고

둘만이 이 험악한 곳을 헤치고 갑니다.

울창한 숲 한 가운데, 이게 뭔가요?

지난 가을 지리산 골짜기에서

 지인이 보내온 사진에서 봤던  

멧돼지 놀이터 입니다.

빗물이 고이게 멧돼지가 만들어 놓은 머드욕장일 거예요. [11시 45분]




조릿대 숲속을 빠져나오니,

또다시 등장하는 멧돼지 놀이터 [11시 55분]

한라산 조릿대는 울고 갈 모후산 조릿대 숲




휴우~

조그만 산등성이에서 숨돌려 봅니다.

이제 조릿대 숲은 다 지나온 것 같아 살짝 성취의 미소까지~ [12시 13분]

얼마나 올랐는지 모르지만,

능선을 따라 길의 흔적은 간혹 나타나니 용기를 내어봅니다.

오르는 오른쪽 골짜기 아래서 인기척이 있어

호각으로 신호도 보내보고요




헉!!

이게 뭐에요?

조릿대 숲을 지나니, 이번에는 대나무 숲 입니다.

대숲의 무서움은 겪어봐서 알거든요.

잘못 들어가면 빠져나오기가 여간 힘들지 않아요.




마땅히 지나야 할 곳에는

부러져 쓰러진 고목등걸 아래.

겸손히 고개숙여 통행을 신고하고요





대나무 듬성듬성 자라는 곳이 길이 확실한 것 같네요.

여유로이 대숲길을 걷는데,

계곡에서 능선으로 올라온 산우들의 목소리가 뒤로부터 들려옵니다.

"어디로 가야 하나요?"

 우리가 진행하는 방향에서 잠시 뒤돌아 산우들이 따라오는 걸 확인하고~





뒤따라온 산우들이 후미를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12시 25분]






운치 있어 보이네요.

이것도 잠시~





또다시 조릿대숲이 길을 삼켜버리고~





무척이나 가파른 사면을 조릿대를 붙잡고 헐떡이며,

 힘들게 기어 올라야 합니다.




조릿대 숲을 탈출하며,

영혼까지도 너덜너덜 털려버린 느낌입니다. [12시 38분]





마루금 능선길은 그야말로 아우토반!

정상까지 조릿대의 사열을 끊임없이 이어질테고요.

등로는 조릿대를 잘라 정비했네요.

화살표 방향이 유치재.




처음 만나는 구조표시목은 '모후6'을 표시하고요.

유마사 근처에서 모후'1'로 만나게 됩니다.






'고마리'는 아닌데,

암튼  예쁜게 반겨줍니다.





능선길 여유로움에서 가파르게 치고올라 첫 조망처입니다.

주암호가 나타나고,

구름이 서서히 흩어지는 모습이 아름답게 펼쳐지며,

가파른 오름 후 보상으로 주어집니다. [12시 48분]





가야할 모후산 마루금길은 정상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구간이 이런 모습을 하고 있어요.






예초작업을 한 등로 곳곳에 며느리밥풀꽃 만이 잘리지 않고,

수시로 나타납니다.

차마 그 밥풀 두 개 삼키지 못한 채~





데크계단길을 오르면 또다시 조망이 트이는 곳.






앞에 운월산이 보이고,

능선 낮은 곳이 유치재로 생각됩니다.





유천리 마을도 시야에 들어왔어요.






모후지맥 673.7m

준.희 님의 팻말이 붙어 있고요. [12시 59분]

두시간 가까이 올랐는데, ㅠㅠ

아직도 한참을 더 치고 올라야 합니다.




가파른 곳에는 어김없이 로프줄이 매어져있어 큰 도움이 됩니다.

참 고맙습니다.






동쪽사면은 절벽으로 형성된 곳도 있고요.





암벽위 목책 조망처.

모후산 정상의 강우레이더가 가까와 졌어요.

강우레이더의 축구공 같은 모습은  먼곳에서도 구별되는 랜드마크가 되기도 하죠.

홍천가리산, 금산서대산,  소백산, 비슬산에 설치되어 있고

남양주 예봉산은 거의 완공단계인 듯 하고요.





잠시 휴식하며 에너지 보충하고~

시원스레 펼쳐진 산너울을 감상합니다.

정말 오랫만에 맑은 시정이에요.


아~ 지리산 !

주암호 먼 뒤 라인 중앙의 넉넉한 반야봉을 중심으로

우측으로 천왕봉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고요.

그 오른쪽 멀리 광양의 백운산인 듯 산너울도 뚜렷하게 조망됩니다.





시야를 동남쪽으로 살짝 돌리면 조계산 능선이 손에 잡힐 듯 나타납니다.






다시 서쪽 방향 용문재쪽 조망입니다.

무등산의 우람한 체구가 확연하네요.

장불재와, 그림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레이더 시설까지 구별되네요.

오늘 계 탔어요 ^^





30여분 휴식과 조망놀이 후,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용문재 능선 오름길에 강우레이더로 이어지는 모노레일이

 살짝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울창한 숲사이로 데크계단을 타고 정상으로 향합니다.






가을의 전령사 단풍취도 꽃을 피웠어요.






모후산 정상 헬리포트. [14시 25분]






하산길에 들러야 할 중봉의 모습





계곡 아래 유마사와 주차장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아쉽게도 유마사는 시간에 쫒겨 패쓰해야할 듯 하니

이렇게라도 멍하니 바라봐야죠.





올라왔어야 했던 용문재 방향이 궁금하여

강우레이더관측소 아래로 내려가 봅니다.

등로를 따라 모노레일이 길게길게 이어지고 있어요.






모후산 강우레이더 관측소.






몇 송이 물레나무꽃이 수줍은 듯 풀섶에서 인사하네요.






중봉을 향해 하산합니다. [14시 35분]

가파른 암릉길?

바위가 살짝 보일뿐이고요.

모후산 대부분은 육산의 형태입니다.

그렇지만 그 가파름은 결코 만만치 않아요.






딱 한 곳 !

로프 암릉(?)

롱다리라면 한 발짝에 내려설 수 있는 곳이네요.






하산길의 정비는 ?

로프줄 이외에는 그다지 손길이 닿은 것 같지 않아요.






하산길도 조릿대숲은 예외일 수 없네요.






너덜겅도 등로입니다.






중봉입니다.

쪼개진 804m 표지가 있고,

정상에서 1.1km를 내려왔고요,

철철바위까지는 800m를 더 진행해야해요.






최근 많은  비로 인해 등로는 너덜겅지대로 변해버렸어요.

이대로라면 하산 시간이 지체될 수 밖에 없는데~






계곡이 나타나고~ [15시 43분]






목교를 건넙니다.

앞으로도 두개 목교를 더 건너야 합니다.






주차장 1.2km 이정표 [15시 45분]

집결시간 까지는 25분이 남았으니 시간 상 충분할 것 같아요.

그러나,절대 믿으면 안되는 게 이정표의 거리입니다.

이곳 이정표를 믿었는데,

한참을 더 내려가서 만나는 이정표에도  주차장 1.2km로 표시되어 있었어요.





가파른 돌계단 길을 내려가고 있어요.

왼쪽으로 철철바위.






철철흘러넘친다고 해서 '철철바위'

후다닥 곁눈질만 하고~






여기 길 맞아요?






넌 뭐니?






화살표 방향이 건너온 목교이고, 왼쪽편이 용문재 오름길입니다.

이곳에서 만난 이정표 헉!

한참을 내려왔는데, 아직도 유마사 1.2km입니다.

이런 줴길 헐~ [16시 01분]

타임머신을 타고 거꾸로 온 것도 아닌데,

똑같은 1.2km 거리의 다른 이정표 사이에서 16분의 시간이 사라졌어요.




숲속 힐링은 개나 줘버리고요~

뜀박질 모드로 돌입합니다.





비단길 같은 길이 시작되는 줄 알았는데,

패여나간 자갈 경사로는 또 뭐래요?






건너온 목교와 집게봉 갈림길을 지나갑니다.






보려고 해서 본게 아닌데~

이정표를 주시하다보니 집게봉이 보였어요.






유마사를 거치지 않는 우회길로내려왔으니

유마사 빗돌이라도 담아가야겠어요. [14시 15분]

산행길 느림보 꼴찌 도맡아 했지만,

처음으로집결시간보다 5분여 지각했어요.

 안내산악회 이력에 흠집이 생겼네요. 넘나 가슴이 아파요 ㅋ~





홍건적의 난을 피해 공민왕이 지나갔을 법한 옛길,

 조릿대 숲을 헤치고 올랐어요







22번 도로 북쪽으로 백아산이 자리합니다.

300명산(한국의산하296위)을 크리어 하려면, 또 이 길을 거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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